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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대 창학 100주년 기념 <열린음악회> 참관기

  • 김형효
  • 조회 2275
  • 2006.05.17 23:15
초여름처럼 땀방울 쏟게 하던 날씨, 초저녁이 되면서 찬 기운을 느끼게 했다. 전쟁기념관은 애시당초 좋아하지 않는 장소다. 그래서 평소 몇 번 지나치다가도 애써 외면해온 곳이다. 더구나 어린 아이들이 소풍 장소로 혹은 교사들에 의해서 전쟁기념관을 방문하는 모습을 볼 때는 인솔자 선생들에게 분노를 느끼기도 했다. 그렇게도 기념할 곳이 없어 하필이면 “전쟁기념관”인가? 왜! 전쟁을 기념해야 하는가? 추념도 아니고..., 평화기념관이라면 말이 될 법하다. 아이들에게 전쟁을 기리고 그것을 배우라는 것인가? 그런데 우리나라 유수의 대학 창학 100주년 기념 열린음악회 장소가 전쟁기념관에서 열린단 말인가? 다행히 그 광장이름이 “평화의 광장”이다.

찜찜한 마음이었지만, 열린음악회라는 타이틀에 끌려 평화의 광장을 찾아 자리를 잡고 앉았다. 대학로 문화를 움직이는 청년이 바람잡이 공연을 이끌었다. 참 애쓰는 사람이다. 분위기를 잡고 본 공연에 앞서 숙명여대 응원단의 개막을 알리는 댄스 공연이 펼쳐졌다. 생생한 응원열기를 느끼게 하였다. 이미 한 차례 열린음악회를 관람한 적이 있어서 분위기를 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서 부담스러운 느낌을 갖고 참석했다. 그러나 공개홀에서 보다는 연출이 자연스러웠다. 첫 번 째 무대를 연 것은 안치환이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란 노래는 사실 정지원 시인의 시를 노래로 만든 것이다. 익히 잘 알고 있었던 그의 노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의 첫 번째 음반발표 공연을 대학로의 연강홀에서 보았던 것과 지금의 시차를 생각하면 감회가 새롭다. 실내에서의 음감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지만, 가수 안치환의 카리스마는 관객을 순식간에 압도하였다. 오프닝 이전에 술렁거림을 순식간에 날려버린 것이다. 

다음은 훨훨 그리고 그 다음은 SG워너비의 “내 사람”, “비 오는 날의 수채화”등이 이어졌다. SG워너비에 대한 청중의 반응은 대단했다. 간간히 들어본 음악이 있지만, 그 음악을 세세히 듣지는 않았던 나로서는 그 반응이 충격적이었다. 그런데 SG워너비의 리드보컬로 보이는 친구의 가창력은 참으로 뛰어났다. 현장, 라이브 음악의 진수를 유감없이 즐길 수 있었다. 이어서 장윤정의 “콩깍지”, “어머나”로 이어지는 상큼하고 발랄한 트로트, REPLAY의 “지독한 사랑”, “마지막 약속”은 설명문을 듣는 느낌이었지만, 참으로 소화하기 어려운 가사를  음을 실어 노래로 소화해내는 능력이 참으로 뛰어나다는 생각을 하였다. 이어지는 숙명여대 동문이 포함된 그룹 엘디바의 무대는 경쾌, 발랄, 상쾌의 유감없는 자축의 무대, 축제의 리듬으로 공연장을 가득 채우는 느낌이었다. 특히 "Mamma Mia", "Wateroo", "Dancing Queen"으로 이어지는 무대는 찬란한 햇살이 낭만적인 리듬을 타고 떠오르는 느낌을 갖게 했고, 밝은 달빛에 검은 호수가 찬란하게 비춰지면서 물기둥을 틀어올리는 느낌을 주었다. 다음으로 가요 “난 아직도 널”을 불러주던 “엘디바”의 가창력은 참으로 절정의 사랑을 애절하게 호소하는 듯한 안타까운 매력으로 가득한 느낌을 주었다.

곧이어 바다의 “V.I.P"가 불려 졌고 이어서 노라조의 ”날 찍어“로 이어졌다. 노라조의 공연은 코미디송처럼 느껴졌다. 이어 이효리의 ”Shall We Dance"는 이효리라는 유명세와는 달리 댄서 한 사람의 등장으로 보일 정도로 춤에만 머무른 싱거운 공연이었다. 철저히 립씽크에 의존하고 춤만 보여주기 위해 애쓰는 모습은 실망스러운 일이었다. 명실공히 가수라면 유명세에 의존해서 무언가 보여주기 위해 애쓰기 보다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가수로서의 정체성에 맞는 카리스마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앞서 'V.I.P'를 불렀던 바다의 댄스와 노래가 훨씬 의미 있는 카리스마로 와 닿는 순간이었다. 짧은 순간 같은 공연장에서 펼쳐지는 공연인 만큼 상대적으로 비교도 하게 되었는 데 아쉬운 생각이 많았다.

이어서 트로트의 명인들인 송대관과 현철의 공연이 이어졌다. 그때부터 객석을 빠져 나가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자유로운 야외 공연장이지만, 좀 에티켓이 모자란 느낌이 들었다. 숙명여대 100주년 기념이란 것을 생각하면 젊은 여학생들이 꼭 숙대생이 아니라하더라도 의미있는 자리에 초대받은 만큼 자리를 끝까지 지켜주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먼저 송대관의 “사랑해서 미안해” 그리고 현철의 “아미새” 이어서 두 사람이 함께 무대에 서서 “사랑의 이름표”, “네 박자”, “사랑은 나비인가 봐”, “유행가”를 번갈아 불렀다. 두 사람이 듀엣으로 무대를 장식하면서 객석도 안정감을 찾았고 피날레를 장식한 이은미의 카리스마는 마치 “신의 재림”과도 같은 모습을 연출했다.

이은미는 먼저 “애인 있어요”를 깊고 절제된 멜로디에 실어내며 객석의 관객들을 흡인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이어지는 "It's ranining men"을 부르며 객석의 모든 관객들이 일어나 함께 춤추는 장면을 연출해냈다. 마치 락카페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현란한 조명도 굉음에 가까운 카페의 사운드도 없었지만, 그의 카리스마에 “신의 재림”을 찬양하듯 빨려드는 관객들의 반응은 어린 아이나 어른들도 구분 없이 열렬했다. 그리고 다시 “기억 속으로”를 부르며 잔잔하고 서글픈 멜로디로 아련하게 피어오르다 흩날리는 연기처럼 속삭임이 있을 법한 사랑노래를 불러주면서 귓전을 두드리다가 노래를 멈추었다. 모든 공연의 프로그램은 끝났다.

그러나! 그는 화려한 카리스마의 소유자, 소우주! 답게도 공연 후의 앵콜을 허락하였다. 다시 열광은 시작되었고 무대에 조명은 꺼지지 않았다. 환생한 신, 그야말로 신이 재림한 것처럼 그는 겉옷을 벗어젖히고 더욱 더 열렬히 관객들을 향하여 열과 성을 다하는 모습으로 경쾌, 발랄, 상쾌, 유쾌, 통쾌에 이르는 노래를 들려주며 관객을 위하여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해 주었다. 아! 아름다운 밤이었다. 차디찬 맥주를 마시며 그 아름다운 절정의 밤 하늘의 별빛을 뒤로 하고 깊은 어둠 속으로 질주하였다.

축! 창학 100주년, 숙명여자대학교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