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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 TV를 통해 만난 광장 사람들

  • 김형효
  • 조회 3392
  • 2009.06.14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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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현장에서 외면되어 산다는 것은 원하던 원치 않던 삶의 존재감을 잃은 삶이리라. 나는 오늘 오마이 뉴스와 22주년 6.10항쟁 기념일 광장에 사람들을 보았다. 다행이고 행복했다. 그러니까 작년 6월 2일 난 카트만두의 타멜에서 촛불을 만났다.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 다녀와서 자랑삼아 사진 몇 장 카페에 올리려고 인터넷 접속을 했었다. 그리고 아무 말 못하고 아래의 즉흥시를 써서 친구들의 카페에 올린 적이 있다.

 

울지 말자. 조국아!

 

아!

이럴 땐 까막눈이었으면 좋겠네.

내가 어찌 할 수 없는 그런 고통을

바라볼 수밖에 없을 때는

아! 이럴 때는

거리의 어머니가 아이의 재롱을 보고 웃고 있었다.

 

카트만두 왕궁 네거리에서

카메라의 렌즈가 떨려서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샘물처럼 울컥이는

눈물이 솟구쳐서

그렇게 내가 어찌 할 수 없을 때는

차라리 까막눈이었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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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네팔의 불안한 정세를 보고 안타까워하는 내가

내 조상의 나라(조국:祖國)에서 피범벅인 새 소식을 접하고

눈물 밖에 흘릴 수 없을 때는 차라리 까막눈이었으면 좋겠네.

 

눈물이 가을 알곡처럼 맺혀 떨어져 내 바지주름을 적실 때

네팔 카트만두 타멜의 인터넷 방에

남의 나라 사람들이 날 보고 의아해 할 때

차라리 난 그냥 까막눈이었으면 좋겠네.

 

나라의 아버지라는 대통령이

전경들을 시켜 마치 광우병에 걸린 소처럼 날뛰며

자신의 병든 사지를 뒤트는 것을 보고 있느니

차라리 내 눈이 까막눈이었으면 좋겠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나는 비상근......,

내 조국의 발자국에 핏방울이 맺힐 때

나는 차라리 까막눈이었으면 좋겠네.

 

소고기를 먹지 맙시다.

소고기를......,

미국산 소고기를 먹지 맙시다.

이렇게 중얼거리다......,

흘리던 눈물도 지쳐 안절부절

나는 차라리 까막눈이었으면 좋겠네.

 

다시 만 1년 만에 오늘 우크라이나에서 다시 열린 광장을 만났다. 그때와 달라진 것이라면 시대는 더 가혹해진 것이고 사람들은 더 절실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게는 그나마 다행스런 것은 오마이 TV와 함께 광장의 사람들을 바라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작년 이맘 때 나는 여행 중인 일정을 앞당겨 귀국해서 촛불과 함께 두 달 이상을 함께했었다. 지금은 그렇게도 못할 처지다. 오마이 TV가 있어 그나마 숨을 쉬는 느낌이어서 다행이다.

 

나는 종일 광장을 바라보았고 수없이 눈물을 흘렸다. 오마이 TV를 보며 고등학생들의 시국선언을 보았고, 교복 입은 여학생의 발표를 존경스럽게 시청했다. 303번을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모두가 아름다운 수선화 꽃 같이 부드러워 보였고 맑게 비춰졌다. 8000만대의 물대포차로 우리를 막아도 진실을 담은 수선화처럼 맑은 한 사람의 마음처럼 하나된 우리 시민들을 저들이 이겨낼 수 없으리라는 아름다운 확신을 내면에 다질 수 있어서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었다. 배운 대로 실천하겠다는 학생들의 다부진 결의는 그 어떤 도덕 선생님의 정성스런 훈시보다 빛나는 울림이 되어왔다.

 

작년 이맘 때 여러 편의 시를 썼다. 아래의 시도 그중 한편이다. 촛불의 광장에서 그리고 텔레비전을 바라보며 이른바 촛불 시(詩)다. 함께 광장에 서지 못해도 그렇게 민주주의를 염원하며 평화를 염원하며 그렇게 마음의 촛불을 날마다 켜리라! 오늘도 다짐을 굳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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