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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황석영 선생께 드리는 편지~!

  • 김형효
  • 조회 3304
  • 2009.06.17 09:00
[서신] 황석영 선생님! 지금도 북풍한설에 갇혀 있나요?
떠도는 바람개비처럼 살아가는 촌놈(후배)이 올립니다
00031322.jpg김형효 (tiger3029)

저는 시를 쓰는 김형효라고 합니다. 이명박 정부의 무슨무슨 특사가 되셨는지요? 몽골행 뉴스 후는 아직 몰라서…, 아무튼 뜻밖이었습니다. 저는 놀랐고 안타까웠습니다. 처음 그 소식을 접할 때는 정말 제가 모르는 뭐가 있는 걸로 생각했고 지금도 그런 점이 있는 지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악한 자의 편에 들면 가만 있어도 악행을 돕는 것이 되리란 생각은 듭니다. 안부가 될지 정말 귀찮은 변죽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꺾지 않았으리라 믿기에 나름 고민한 끝에 간단한 서신을 전합니다.

 

제가 맨 처음 선생님의 작품을 접한 것이 <삼포 가는 길>입니다. 그런데 오늘 선생님이 그 작품 속에 영달의 신세는 아닐까? 안타까운 마음이 들더군요.

 

영달은 어디로 갈 것인가 궁리해 보면서 잠깐 서 있었다. 새벽의 겨울 바람이 매섭게 불어왔다. 밝아 오는 아침 햇볕 아래 헐벗은 들판이 드러났고, 곳곳에 얼어붙은 시냇물이나 웅덩이가 반사되어 빛을 냈다. 바람 소리가 먼데서부터 몰아쳐서 그가 섰는 창공을 베면서 지나갔다. 가지만 남은 나무들이 수십여 그루씩 들판가에서 바람에 흔들렸다.(삼포가는 길, 창작과비평사, 1974, 258쪽)

 

영달처럼 어느 곳으로도 갈 곳을 정하지 못하는 뜨내기 신세가 되어버린 것은 아닐까? 뭔가는 달라도 다를 일이지만, 아무튼 신념을 갖고 무언가 의미 있는 일에 나서려다 덫에 걸린 느낌은 아니실지…, 산지사방에 호곡소리에 가까운 흐느낌이 넘쳐나는 대한민국을 선생님도 보고 계시겠지요. 다른 날 같으면 벌써 힘이 되는 한 말씀 하셨을 법한데, 말씀이 없으셔서 궁금해지네요. 이미 저도 실망스런 눈빛으로 안타까운 눈빛으로 지난 몽골행 앞뒤 이야기를 접했으면서도, 그런 마음은 마찬가지로 듭니다.

 

"밤마다 내일 아침엔 고향으로 출발하리라 작정하죠. 그런데 마음뿐이지, 몇 년이 흘러요. 막상 작정하고 나서 집을 향해 가보는 적두 있어요. 나두 꼭 두 번 고향 근처까지 가 봤던 적이 있어요."(삼포가는 길, 269-70쪽)

 

너무 오래 걸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산지사방의 호곡소리 멈추도록 어울림 한마당이 절실한 때인 듯합니다. 많은 사람들의 울음 속에는 선생님처럼 함께 어깨 걸었던 사람들을 격려해주셨던 분들에 대한 애증도 섞여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사지(死地)로 몰려 들어가고 있습니다. 멀고도 먼 후배(?) 눈에도 보입니다. 두리번거리지 마시고 하시던 대로 하시지요. 가던 길이 그 길은 아니잖습니까? 사정하고 매달릴 일이 아닌 줄은 알지만, 속마음 알지 못하는 사람 눈에는 안타까움과 답답함이 섞여 있습니다. 그래 한 마디 하고 싶었습니다.

 

소설 속이 아니고 어떤 패러디가 아닌 현실의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만행들을 보고 있습니다. 민주주의, 공산주의 그런 개념이 아니라 그냥 인간의 길 위에서 행해져서는 안 될 그런 일들이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벌어지고 있습니다. 동학, 4.19, 5.18그리고 민주정부 10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의 일입니다. 어서 탈출하셔서 사람 살리는 길에 서시지요. 보이시지요. 이 만행의 거리, 이 만행의 광장, 이 만행의 악귀들이......, 그리고 만행의 소굴에 갇힌 착한 사람들이......,

 

비단 황석영 선생님께만 드릴 말씀은 아니지만, 제 자신에게도 다짐하면서 하소연하듯 몇 자 적어 안타까움을 전합니다. 

- 떠도는 바람개비처럼 살아가는 후배작가의 안타까운 마음으로...
  

저는 시를 쓰는 김형효라고 합니다. 이명박 정부의 무슨무슨 특사가 되셨는지요? 몽골행 뉴스 후는 아직 몰라서…, 아무튼 뜻밖이었습니다. 저는 놀랐고 안타까웠습니다. 처음 그 소식을 접할 때는 정말 제가 모르는 뭐가 있는 걸로 생각했고 지금도 그런 점이 있는 지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악한 자의 편에 들면 가만 있어도 악행을 돕는 것이 되리란 생각은 듭니다. 안부가 될지 정말 귀찮은 변죽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꺾지 않았으리라 믿기에 나름 고민한 끝에 간단한 서신을 전합니다.

 

제가 맨 처음 선생님의 작품을 접한 것이 <삼포 가는 길>입니다. 그런데 오늘 선생님이 그 작품 속에 영달의 신세는 아닐까? 안타까운 마음이 들더군요.

 

영달은 어디로 갈 것인가 궁리해 보면서 잠깐 서 있었다. 새벽의 겨울 바람이 매섭게 불어왔다. 밝아 오는 아침 햇볕 아래 헐벗은 들판이 드러났고, 곳곳에 얼어붙은 시냇물이나 웅덩이가 반사되어 빛을 냈다. 바람 소리가 먼데서부터 몰아쳐서 그가 섰는 창공을 베면서 지나갔다. 가지만 남은 나무들이 수십여 그루씩 들판가에서 바람에 흔들렸다.(삼포가는 길, 창작과비평사, 1974, 258쪽)

 

영달처럼 어느 곳으로도 갈 곳을 정하지 못하는 뜨내기 신세가 되어버린 것은 아닐까? 뭔가는 달라도 다를 일이지만, 아무튼 신념을 갖고 무언가 의미 있는 일에 나서려다 덫에 걸린 느낌은 아니실지…, 산지사방에 호곡소리에 가까운 흐느낌이 넘쳐나는 대한민국을 선생님도 보고 계시겠지요. 다른 날 같으면 벌써 힘이 되는 한 말씀 하셨을 법한데, 말씀이 없으셔서 궁금해지네요. 이미 저도 실망스런 눈빛으로 안타까운 눈빛으로 지난 몽골행 앞뒤 이야기를 접했으면서도, 그런 마음은 마찬가지로 듭니다.

 

"밤마다 내일 아침엔 고향으로 출발하리라 작정하죠. 그런데 마음뿐이지, 몇 년이 흘러요. 막상 작정하고 나서 집을 향해 가보는 적두 있어요. 나두 꼭 두 번 고향 근처까지 가 봤던 적이 있어요."(삼포가는 길, 269-70쪽)

 

너무 오래 걸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산지사방의 호곡소리 멈추도록 어울림 한마당이 절실한 때인 듯합니다. 많은 사람들의 울음 속에는 선생님처럼 함께 어깨 걸었던 사람들을 격려해주셨던 분들에 대한 애증도 섞여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사지(死地)로 몰려 들어가고 있습니다. 멀고도 먼 후배(?) 눈에도 보입니다. 두리번거리지 마시고 하시던 대로 하시지요. 가던 길이 그 길은 아니잖습니까? 사정하고 매달릴 일이 아닌 줄은 알지만, 속마음 알지 못하는 사람 눈에는 안타까움과 답답함이 섞여 있습니다. 그래 한 마디 하고 싶었습니다.

 

소설 속이 아니고 어떤 패러디가 아닌 현실의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만행들을 보고 있습니다. 민주주의, 공산주의 그런 개념이 아니라 그냥 인간의 길 위에서 행해져서는 안 될 그런 일들이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벌어지고 있습니다. 동학, 4.19, 5.18그리고 민주정부 10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의 일입니다. 어서 탈출하셔서 사람 살리는 길에 서시지요. 보이시지요. 이 만행의 거리, 이 만행의 광장, 이 만행의 악귀들이......, 그리고 만행의 소굴에 갇힌 착한 사람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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