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해 해안 도시 예빠토리야를 산책하다.
어둠은 바다에 두고 나는 집으로 간다
사람들은 어디로 가고 싶은가?
어디로 가고 싶은 걸까?
갯내음 풍기는 바닷가
모래밭 저 멀리 수평선
넋 없이 바라보다가
넋 놓고 바라보다가
해 떨어진 수평선만 남겨두고
풀지 못한 수수께끼 하나
가슴 속에 품어 안은 채
어둠을 놓고
집으로 돌아오는 나그네
바다 위를 날마다 날마다
날고 나는 바다 갈매기처럼
내일 또 내일 바다를 찾아
저 수평선을 바라보리라.
바다 위를 나는 갈매기도
집으로 떠나가는 걸까?
바다 위를 나는 갈매기도
어둠을 놓고 집으로 돌아갔을까?
파도가 끝없이
내게로 향해 오더니
자신의 몸을 동여 메고
다시 오던 길로 돌아가다
다시 끝없이 내게로 향해 오더니
어둠이 내리고
떠나는 사람처럼 바다 갈매기처럼
아니 어둠도 그처럼 멈추었을까?
바다는 무어라 그렇게 끝없이 소리치며
흰 거품을 내어놓고
다시 올 기약 없는 걸음으로
다시 또 다시 파도쳐 온 것일까?
끊임없이 반복되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나는 또 무슨 소리를 듣고 싶어
다시 그 자리에 찾아가 귀를 기울인 것일까?
나는 언제까지 그 바다를 찾아야 하나?
그렇게 가고 가며 오고 오며
무엇을 또 기대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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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길을 오가며 찍은 하늘과 바다......, 위를 보고 아래를 보고 곁을 보는 마음으로 세상을 살고 싶다. 그리고 다시 수난시대를 살아가는 조국의 사람들에게 평화가 왔으면 하는 기도의 하루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