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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서도 죽어서도 영웅인 세브첸코!

  • 김형효
  • 조회 3514
  • 2009.04.06 00:10

우크라이나 통신(6)

 

 

맑은 날은 없고 그러면서도 폭우가 쏟아지거나 폭설이 내리지도 않는다.

아니 눈이 쌓이지도 않는다.

그래서 필자는 나름 음울한 날씨라고 했지만,

한 단원이 참 답답한 날이라고 할 정도로 침울한 느낌이 나는 날들이다.

그런데 오늘은 눈이 펑펑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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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하도 커다란 뭉치로 내려 신기했다.

난 그 모습이 너무 신기해 카메라에 담을 생각을 했다.

사진이 희미하지만 대략 눈 짐작은 하실 수 있으리라!

 

한국의 함박눈의 세 네 배는 커다란 함박눈이다.

저 눈을 맞으면 망치로 얻어맞는 느낌이 들것만 같다.

마치 울고 싶은데 눈물이 나지는 않고 슬픔만 목까지 차오르는 날이었다가

이제 겨우 그 울음을 원 없이 터트리며

그야말로 닭똥 같은 눈물이 떨어지며 눈물 나는 그런 날처럼 말이다.

오늘은 아침 9시 30분부터 시작된 러시아어 수업을 오후 1시에 마치고

우크라이나의 영웅으로 불리는 대작가 세브첸코 공원을 걸었다.

세브첸코는 자신의 이름을 딴 세브첸코 대학교의 정문을 바라보고 서 있다.

그 상황이 참 시적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브첸코 사후 우크라이나인들이 세운 세브첸코의 동상은

우크라이나의 미래를 주시하는 듯한 눈빛으로

무서운 인상으로 근엄하게 세브첸코 대학을 응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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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국립 세브첸코 대학교 정문이다.

바로 그 건너편 정면에 사자 세브첸코가 정문을 응시하고 있다.

 

그날은 세브첸코의 생일날이라 많은 인파들이 몰려있었다.

우크라이나 국기가 함께 휘날렸고 헌화가 줄을 이었다.

그곳의 사람들은 한경같이 우크라이나의 발전을 의심하지 않는

알 수없는 확신에 찬 눈빛이었다.

나는 우연히 그 자리를 지나가는 중이었지만,

대작가의 생일에 이 많은 사람들이 모여 그 나라의 국기를 흔들며 축복하는

낯선 즐거움을 맞볼 수 있었다.

만약 우리가 한용운, 이육사 시인이나 이상화, 윤동주 시인의 생일날을 맞아

이런 행사를 가졌다면 이 곳 저 곳에서 폭포설 같은 비난들이 나오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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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나라의 시인! 그러나 반갑다.

그 시인을 기리는 추모행사장에 설 수 있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필자 뒤로 보이는 인파와 세브첸코의 야릇한 눈길이 이채롭다.

 

저 흔들리는 국기를 바라보며 근엄한 눈빛으로 공원 건너편의 자신의 이름을 딴

세브첸코 대학을 바라보던 사자 세브첸코도 안심하였으리라!

아니 어쩌면 그 근엄한 입가에 웃음을 지었을지도 모르겠다.

아이러니한 것이 그의 일생을 감싸고 있는 지도 모를 일은

바로 그 다음날이 그가 죽음을 맞은 날이라고 한다.

살아서도 죽어서도 영웅인 세브첸코의 하늘은 음울 속에서 밝아오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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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의 영웅인 시인 세브첸코를 왜 일찍이 알지 못했던가?

편식 편취의 우리의 교육과 정치, 경제, 문화, 사회 사회적 구조 때문이리라.

하지만 어려서 푸시킨의 겉자락이라도 알 수 있었던 것은 얼마나 다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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