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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혹한 겨울, 하지만 봄, 여름, 가을이 우리를 기다립니다

  • 김형효
  • 조회 4071
  • 2010.03.15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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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매인 것처럼 열린 고드름 한글학교 교정에 침엽수림에 열매인 것처럼 열린 고드름~! 지난 토요일 이전 5일 동안 영하 20도 전후의 기온에 흑해의 거친 바닷바람으로 맹 추위 속에서 이틀간 수업을 진행했으나 맹추위로 저조한 참석율을 보였다.
ⓒ 김형효
icon_tag.gif열매인 것처럼 열린 고드름
봄처럼 밝은 소망을 가지고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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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음 유리관을 쓴 겨울나무 나무가 얼음 유리관을 쓴 것처럼 투명하게 얼어있다. 멀리서 빛에 반사된 나무들이 은빛으로 빛날 때 보는 사람의 눈은 잠시 즐겁다가, 얼마나 시릴까 염려가 되었다.
ⓒ 김형효
icon_tag.gif겨울 나무

한국의 추위에 기가 눌린 시간이었다. 세상살이가 버거운 사람들에게 더욱 가혹한 추위였으리란 생각이다. 세상 사람들에게 봄, 여름, 가을, 겨울은 자연이 주는 또 다른 가르침이 아닐까? 그래서 계절이 바뀔 때마다 많은 사람들은 사색을 깊이 하는 것이리라.

 

계절이 그렇게 새로운 마음가짐을 갖고 새로운 일상을 살아가라고 일러주고 있는 것이다. 그런 가르침을 사람마다 받아들이면서 살아갈 수 있다면 좋으리라. 미래에 대한 불확실한 삶이라도 그 안에서 새로운 기대를 가질 수 있다. 또한 현재가 희망으로 넘실댄다 하더라도 훗날에 대비해서 너무 즐거움에만 도취해도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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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을 품은 대지 드넓은 평원이다. 저 가물거리는 나무가 땅과 땅의 경계를 짓는 한국의 밭둑같은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무한히 넓은 저 차가운 대지가 봄을 품고 있다.
ⓒ 김형효
icon_tag.gif봄을 품은 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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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사하는 여인 한 재래시장에서 눈을 다 맞으며 늘씬한 여성이 장사를 하고 있다. 물건은 초라하지만, 그가 가진 꿈은 따뜻하리라.
ⓒ 김형효
icon_tag.gif재래시장풍경

필자는 우크라이나의 남부 크림지역에 살기에 우크라이나 남부를 제외한 동, 서, 북쪽 지역의 눈 소식과 추위 소식이 낯설었다. 마치 멀리 한국의 추운 겨울소식처럼 낯선 날이었다. 그러다 지난 금요일에는 인근의 넓은 겨울 벌판을 보기 위해 버스를 타고 한 시간 정도 인근 시골에 갔었다.

 

"먼 세월 같은 평원"이라고 표현한 바 있는 우크라이나의 대지에 쌓인 눈세상을 직접 볼 수 있었다. 정말 끝없이 펼쳐진 지평선을 눈이 가득 채운 벌판은 장관이었다. 그런데 그곳을 바라보면서 인간 세상에는 그 어느 곳을 가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일상처럼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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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 갈매기의 배회 자주가는 흑해 바다다. 바다에서 놀랍게도 바다 안개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 이유는 모르겠으나 갈매기도 그날은 날지 않고 무리지어 도란거리듯 출렁이는 바다를 걷고 있었다.
ⓒ 김형효
icon_tag.gif바다 갈매기

버스에 앉아 오는 길에 메모를 시작했다. 그 사색을 놓치기 싫어서다. 희로애락의 일상같은 계절의 변화인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맞이하고 보내는 날들을 생각해 본 것이다. 지난 한 해 가혹한 시대를 살아야했다. 내 나라 사람들의 새해에 안녕을 비는 마음으로 희망을 보고 싶은 마음도 담아본다.

 

가혹한 시련의 겨울이 지금 이 시대라면 곧 새 봄이 가혹한 겨울의 악귀를 물러치듯 솟아 오리란 기대를 가져본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저 하늘에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습니다.

저 땅 위에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습니다.

 

이 세상에도 그처럼

봄 같고 여름 같은, 가을 같고 겨울 같은 날이 있습니다.

 

아직 다른 세상은 모르지만,

우리 안에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는 것 같습니다.

 

지상의 봄 위에 겨울이 있고

하늘 위에 가을이 있고 여름이 있습니다.

히말라야 만년설 아래에 여름이 있듯이

사막 위 킬리만자로에 겨울이 있듯이

 

우리의 삶에도 그렇게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가혹한 날이 지나고 나면

꿈처럼 밝은 날도 오리라 함께 기대를 품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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