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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월 2일...3일 동안을 앓다가...,

  • 김형효
  • 조회 5288
  • 2006.01.02 17:58
무언가를 도모한다는 것은 고행을 수반하는 길...,
세상사 모든 일이 그렇지 않은 일이 어디 있는가?
내가 계획하고 도모하는 일이 무망한 계획이 될 지라도
오늘 내가 그 계획을 위해 목적 의식을 갖는 다는 것은
강하게 살아있는 자신을 절감하는 순간 순간을 사는 것과 같다.

서울을 순회하며 거리의 방랑자처럼 때로는 손님과 대화를 하며
때로는 손님의 눈치를 보며 이리 저리 눈길을 가져간다.
11시부터 13시 사이 너무나 처량맞은 배회였다.
빈택시로 서울거리를 다니는 것은 택시드라이버에게는 고욕이다.

아침 일찍 새해 첫손님은
새벽에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하러가는 손님이었다.
그리고나서 가락동 시장으로 다시 신천동 일대를 한바퀴 돌다
신입사원 연수에 가는 여성을 태웠다.

운전석에서 내려 짐가방을 실어주고 탑승할 때까지는 좋았다.
정확한 코스선택이 어려운 아직은 길눈이 GPX급이 못되는
택시드라이버에게 그녀는 어떤 친절도 막무가내 약간은 하대조다.
많이 불쾌하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참아야한다.
안 참으면 어쩌겠나?
25분 정도면 간다며 과천정부청사 앞을 가잔다.
차량은 늘어서 막히는 길을 시간까지 정해놓고 말하면 운전석에 앉은
서비스직 종사자는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더구나 그외로 덧붙여 말하기를 빨리가야 된단다.

가달라는 지점에 좌표를 가자는 사람도 잘 모른다.
그럼 어디로 가야하는가?
이정표를 보고 가보자고 말해도 불안초조다.,
다른 택시를 이용할 것을 권했으나...,
좌불안석에 택시를 잡을 엄두가 나질 않는 눈치에...,
재촉만 심하다.
어쩌는가?
불안한 길을 찾아가는 ..., 이상스런 일이다.
평소에 곧잘 다니던 길, 다녔던 길도 손님을 태우고 나면
좌표가 흔들린다.

불안불안 겨우겨우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해서
좋은 분위기를 이끌어내고 가방을 내려주고
새해복많이 받으라는 덕담을 건네고 안녕이다.

남태령고개를 넘어섰다.
운좋게 신촌사거리가는 손님을 사당역에서 태웠다.
주부며 회사원인 그녀는 건설회사에 다닌다는데
좀 전에 내린 손님과는 많이 다르다.
세월, 그 나이테의 차이란 것이 이렇게 분위기를 다르게 하는가?
하기야 지금 이 나이에 어디 한 두번 느끼는 일인가?
하지만 어쩔 수 없이 편한
그 느낌에 좀전의 불편과 불안에서 해방이다.
똑같이 바쁜 손님이지만...,
그녀 또한 무사히 안착이다.

갤러리아 백화점 앞이 찬란하다.
겨울날, 그것도 새해의 둘째날의 분위기와는 다르게
햇살이 반짝거리며 여인들의 색색의 의상과 조화를 이룬다.
사색조처럼 사계를 이루고 있는 압구정거리를 느낀다.
손울림통을 꺼내들고 몇자 메모를 한다.
거리의 가로수를 쳐다보았다.
나목에 잎눈이 움을 티우고 있었다.

곧 찾아올 찬란한 봄을 기약하는 것이겠지...,
그렇게 내가 목적 의식적으로 애쓰며 시작한 오늘 하루는 갔다.
노을지는 서녘을 바라보며 보광동 거리를 찬찬히 바라본다.
어둠이 드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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