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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택시 운전사.....,

  • 김형효
  • 조회 5374
  • 2005.12.24 20:01
크리스마스 이브라고 메스컴이 날 보챈다.

아니다. 수많은 사람을 들뜨라고 부추기는 듯 하다.

싫지 않다.

온나라가 시끌벅적 혼돈속에서 보내는 연말이고 보면...,

그렇게라도 해야 우리들에게 위안이 올 것만 같아서다.

오늘 새벽 5시부터 택시를 몰고 이곳 저곳 손님을 찾아 길을 나섰다.

어쩌면 먹이를 찾는 하이에나처럼

도시에서 살기 위해 사람들은 몸부림치는 것인가?

나도 별반 다름없는 것을...,

내가 원하는 목적과 목표가 있다고 해도

그것이 보편적인 인류가 취하는 태도와 별반 다를 것이 없잖은가?

도로를 달리며 이런 저런 사색에 잠기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의 도시는 그런 사색을 허용할 만큼 여유롭지는 못하다.

자칫하면 사고로 이어질만큼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우리가 만든 위험 요소들이 있기 때문이다.

엉덩이가 아프다.

꼬박 12시간을 서울 거리를 배회하며

오늘 하루 도시의 하이에나가 되었다.

안나푸르나를 향한 질주였다.

안나푸르나를 안전하게 트레킹하기 위한

장비를 준비하기 위해서 시작한 일이니까?

손님들과 나눈 이야기들은 모두 정겨운 것들이다.

지치고 힘든 일상에 하소가 넘치는 손님도 있었다.

힘들어 보이는데 편안한 모습을 보이려고 애쓰는 손님도 있었다.

더러 무표정한 손님도 있었다.

그래 그런 모습이 나의 모습이구나.

아니 우리의 모습이구나.

그 모든 모습을 다 사랑하고 안쓰럽게 끌어 안아주고 싶고...,

내가 기댈 수 있는 만큼 아니라...,

그 이상으로 내가 그들에게

기댈 공간을 마련해 줄 수 있었으면 하고 바래본다.

쓸쓸한 가로등을 뒤로 하고 퇴근하며 홀로 사색에 잠기며

들뜬 사람들이 보기 좋아보인다.

난 홀로 쓸쓸히 나의 임시거처를 향했다.

보광동 어귀로...,

모든 님들에게 평화로운 연말연시가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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