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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쁜 기독교인을 만나다..그리고 양평동 사람....택시운전 이튿날............,

  • 김형효
  • 조회 4900
  • 2005.12.25 18:13
내가 생각하는 한국 교회는 수구적이다.
내가 생각하는 한국 교회는 교파에 따라
너무나 색다른 하나님을 신봉하며 너무나 이;색적인 신앙이다.
내가 간혹 예배에 참여하는 교회는 교인들조차 지나치다고 말한다.
너무 진보적이라고....진보에 너무가 붙는다.
수식이 수식을 잡아 먹는다.
그냥 진보라고 해도 될 것을 너무라고...,

나는 언젠가 대자보(http://www.jabo.co.kr)에
우리나라에 하나님은 일곱색깔 무지개빛이란 글을 쓴 적이 있다.
어린 시절 내가 교회에 처음 나간 것은 중학교 때로 기억한다.

시골에서는 지금처럼 교회가 일상 생활화 되기 이전이다.
그러니 내심 좋아하는 여학생이 교회에 가면 덩달아 한번 가보는 것...,
또한 남학생을 좋아하는 여학생이 교회에 살짝 가보는 것...
그 모습은 아주 순박한 모습이었다.
나도 그 중의 하나였다.

오늘 택시 안에서 짧게 인사를 나눈 손님에게
종로 방면의 교통체증을 문제 삼아 이야기 하다
대학로의 교통통제에 대해 이야기 하였다.
나는 성미 급한 본색을 드러내며
교회가 권력화되고 폭력적이 되어서 문제라고 언급했다.

뱉은 말이니 주워 담을 수도 없고
조심성 없는 내 입을 탓해야지 하고 있다가
손님에게 살짝 여쭈었다.
혹시 교회 다니시느냐고...실은 속으로 미안해서...,
아뿔싸! 그 분은 교회에 가시는 길이란다.
이런 낭패감에 어쩔 줄 몰라하는 내게 이 분은
그동안 내가 만났던 보통의 교인과 다른 태도를 보여주었다.
나는 기뻤다.

그분은 진지했다.
무엇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가?
이런 저런 이유들을 이야기 했고 그분은 경청해주었다.
내가 다른 태도를 보여주었다고 말하는 것은
내가 비판한 내용들에 대해 진지하게 듣고 응답하는 태도였다.
보통의 경우 불벼락같이 성내며 욕을 하던가?
실은 소리를 기피하지 않고 선전에 열을 올리는 것이
우리네 교인들의 모습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분이 내리고 다른 분이 탔다.
성경책을 든 60대초,중반의 어르신이다.
진지하고 근엄하다.
나는 금세 경직된 태도로 긴장한다.
조심스러워 운전에만 열중하게 되었다.

아침에는 압구정동에서 네 명의 승객을 태우고 양평동에 갔다.
한 여성은 택시에 타자마자 다른 여동생이 함께 타지 않는다고 엉엉운다.
앞자리에 앉은 여자 승객은 친절하고
공손한 태도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붙여온다.

두 명의 남성은 뒷자리에서 한 사람은 침묵하고...,
한 사람은 얼핏설핏 시비를 건다.
조금 거친 말도 나온다.

앞자리 여성의 친절이 나의 성냄을 막아선다.
살짝 입가웃음으로 나를 달랜다.

보통의 경우라면 손님이라도 참아내기 힘들었으리라.
지혜란 친절에도 잇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앞자리 여성의 친절하고 공손한 태도는 지혜로 귀결될 수 있는 일이었다.

국립박물관에 손님을 모셔다 드리고.., 이태원에서 외국인 여성을 태웠다.
미국인 어린이 영어 선생님이란다.
한국의 봄철은 너무 아름답다며 감탄하는 그녀는 켈리포니아에서 왔고
나이는 23세란다.
이국적인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한 여성이었고 보기보다 젊었다.
그녀는 폴란드 여자친구가 가장 친한(베스트 프렌드) 친구인데
외대에 다니고 있어서 그녀를 만나러 가는 길이라고 했다.
어려운 말을 상투적일 만큼 평범한 몇마디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나는 그녀에게 지금 이 순간 나의 영어 선생님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그럼 차비는 없다고 농담으로 응수했다.
그래서 한바탕 서로 웃었다.

나중에 미국 여행을 한번 하려고 한다 했더니
어디를 갈 것인가 물었다.
아직 특별한 계획이 없다고 했더니...,
켈리포니아가 좋다고 자신의 고향을 선전했다.
그녀에게서도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얼핏 설핏 비쳐왔다.
그런 모습이 좋아 보였다.

인생 80세라는 가상적인 상황을 설정했다.
지난 12월 9일 40회 생일날...,
그러고나서 나는 신생아가 되었다.
그런 관점에서 내 조국과 내 주변과 내 일상을 천착하려 한다.
다시 산다고 생각하고 처음부터 가려는 생각이다.
미천한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가는 데까지 밀고 나가볼 생각이다.
반환점을 돌고 요즘 며칠은 틈나는대로 새로운 사색의 공간들을
두뇌에서부터 내 몸을 움직이는 공간에까지
그리고 마음의 길을 열어가는 부분도 새롭게 닦아나가 보자는 생각이다.

새해가 온다.
연초에 그리고 연말에 나는 반성문을 쓴다.
지나온 날에 대해...그리고 내가 가야할 길...
80세의 반환점에선 아이의 눈으로 내가 갈 길을 맑히고자 한다.
그리고 밝게 걸어가고자 한다.

아무튼 지금 상태로 다짐은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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