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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하나다

  • 김형효
  • 조회 4135
  • 2006.11.19 17:30
-국도24호선 종주에 나서며


 

우린 하나였다.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가 하나였고
지구 종말의 그날까지 우린 하나다.
 

국도 24호선을 걸으며
나는 우리가 하나였음을 확인할 것이다.
나의 몸이 이땅의 것이었음을 확인할 것이다.
내 몸이 우리의 것임을 증명할 것이다.


한 민족이란 이름으로 하나인 우리가
인류란 이름으로 하나인 우리가
어찌 너 나를 구분짓느라
우리가 하나임을 잊었던가?
잊은 척 하려하는가?
 

길 가는 사람처럼
숱한 사연을 안고
온 몸과 온 정신을 바치며
슬기를 안고 살아왔던 세기
거기 영남도 호남도 충청도
북한도 남한도
온 세상 온 인류도 하나였음을
지금도 하나이고
앞으로도 그렇게 하나임을 증명하며 살아야 할 것을
나는 오늘 국도 24호선
전라남도 임자에서부터 울산광역시까지 걸으며 읽어가며
그렇게 우리의 길은 하나였음을 증거하려 한다.
지금도 하나임을 확인하려 한다.


우린 하나다.
조국 앞에서 하나고
한반도라는 땅 덩어리에서 하나고
지구라는 행성에서 하나다.
너와 나는 남북으로 갈려서 남이 아니라,
조국= 할아버지 나라에서 하나고
그 보다 더 먼 이순신 장군 앞에서 무릎꿇고 하나고
그 보다 더 먼 단군성조 앞에 석고대죄하며 하나고
그 보다 더 먼 그리고 한없이 그리운 인류사 앞에서
티끌만큼 작게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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