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삭임을 나눌 연인처럼 가깝다가 이리저리 아련함이 가득하네.
거리에 서면 나그네
멀고 먼 거리에 또 다른 나그네
멀다는 것은 얼마나 먼 거리일까?
그리움이 스며드는 거리에는
아름다운 꽃의 향기가 느껴질까?
독백이 가득한 거리에서
속삭임이 들려올까?
아무런 소리도 들을 수 없을까?
거리에 서면 나그네
멀고 먼 거리에 또 다른 나그네
잔잔한 음악을 들을 수 없는 거리
아무런 속삭임도 들을 수 없는 거리
공허로 가득한 거리에도
허공에도 공허가 가득하다.
동그라미를 그려도 네모를 그려도
보이지 않는 허공을 찾아서 가는 나그네
거기 그림자 하나 그리움으로 가득한 공허
나그네가 거리에 서면
거리는 외롭지 않다네.
허공처럼 비어있던 거리에
외로움을 가득안고 나그네가 걷고 있네.
거리에서 그리움의 거리를 생각하네.
거리를 생각하며 거리에 고독을 생각하네.
거리를 좁혀서 걸어가는 연인처럼
속삭임이 되어줄 그리움이 허공을 맴도네.
----------------------------------------------------시작노트
*그리움과 고독은 형벌이다.
그러나 때로 그 그리움과 고독 때문에 행복했다.
사람의 삶에서 그리움과 고독이 없다면 삶은 얼마나 메마른 사막처럼 황량한 것이 될까?
그리움과 고독의 형벌을 이겨내며 살아가는 사람이라야
사람의 희노애락을 철저히 혹은 처절히 즐길 수 있으리라.
사람의 사람에서 활량한 벌판을 걸어보지 못한 인생처럼 가련한 삶이 또 있을까?
그러니 내게 찾아온 사랑 때문에 내가 그리움에 휩싸이고
그 사랑과 고독이 나를 살리는 것이라 믿기로 하자.
사람의 삶을 살면서 그리움과 고독의 황량한 벌판에 서는 것보다 아름다운 절정의 처절은 없으리.
애잔한 고독과 그리움이 내 삶의 무한을 만들고 그 무한 속에서
사랑도 익고 그 익은 사랑으로 세상과 싸워 이기리.
거친 광야처럼 처참한 세상을 위해 내 몸이 으깨어진다해도 처절한 고독과 그리움을 이겨간 나는 사랑하리.
사람과 사람의 일로 인해 상처 받은 사람들과 동지로서 꿈을 공유하는 연인처럼 그렇게
세상의 아픔과 고독과 그리움을 향해 한 발짝 한 발짝 모자란 걸음이라도 질끈 질끈 옮겨 디뎌볼 일이다.
사랑도 그렇게 그리움과 고독의 강 건너에서 처절한 그리움과 고독을 삼키며 손짓하고 있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