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을 위하여
김형효
통일을 원한다면
먼저 자신을 귀히 여겼으면
먼저 가족을 귀히 여겼으면
먼저 주변을 먼저 사회를
먼저 이 나라를 귀하고 귀히 여겼으면
가끔 아주 가끔
불온한 표적이 되자고 발악하듯 자신을 하찮게 하며
친북을 넘어 월북이라도 할 요량으로
노골적 찬양에 몰두하는 이들이여
통일을 원한다면 찬양이 먼저가 아니라
자신을 귀하고 귀히 여기소서
광기에 사로잡힌 시절에도
휴전선을 들이받던 박봉우 시인이 있었고
억압과 폭압의 시절에도
굴하지 않던 펜대로 살던 신동엽 시인이 있었고
전두환 같은 광인이 날뛰던 시기에도
조국은 하나임을 설파한 강인한 낫으로
전두환 일당의 영혼에 피뢰침을 꽂고
더 큰 조국의 하늘을 열어준 시인 김남주,
전사 김남주가 있었지.
찬양은 자유지만
너무 쉬운 입소리로
그 어떤 무기도 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통일이 오리니
더디어도 견디며 스스로를 존귀히 가꾸소서
거기 해맑은 통일조국이
밝은 웃음을 웃으며 손을 내밀 것이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