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해
- 통일의 날
김형효
아침이 일어섰다.
어제의 아픔과 어제의 그늘을
덮어 두려는 것이 아니다.
해가 떠올랐다.
어제의 아픔과 어제의 그늘에
새 빛을 내리기 위해 떠올랐다.
그렇게 아침이 밝아오는 것이다.
사람들은 그때 일어선다.
잊어버리라.
잊을 수 있는 것은 없다.
해가 뜨고 지는 세월 동안
기억하라.
어제의 해가 지고
다시 오늘의 해가 떠올랐다.
오늘의 해가 떠올라
어제의 내가 밝아지는 날이다.
사람들의 머리 위로
사람들의 기억 속에
눈을 밝히고 귀를 밝히고
뜨고 지는 해를 본다.
날마다 밝아지는 해를 찾아
사람은 오늘도 내일도
매일매일 일어선다.
아침은 그런 것이다.
일어서는 사람을 따라
해가 떠오른다.
떠오른 해를 따라
사람이 밝아지는 것이다.
새날이 밝아올 때
세상도 일어서고 사람도 일어선다.
일어서는 곳을 따라 새해가 밝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