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말씀 1
김형효
다 살드라.
저 염병헐 것들
왜 저러끄나
다 살아야
저 염병 안 해도
다 살아야
왜 그러끄나
저 지라ㄹ 안하고도 산디
저러고 사는 것이
그것이 사는 것이데
아니어야 다 산께
저러면 못쓴다.
저 염병헐 것들
저러고 살먼 급살을 맞어야
지가 아니면 자손
아니 사돈이라도 급살을 맞을 것이다.
어디 남 못되게 하고 사는 것이
그것이 사는 것이데.
안 그냐?
글지?
그렁께 천천히 살아야
그러믄 다 살아야
밥 잘 묵고 댕게라 와.
정월 대보름 나 어릴 때 어머니 말씀을
새벽달을 창밖으로 기웃거려 바라보며
어머니 말씀을 바라본다.
어머니 얼굴에 새겨진 선명한 주름살처럼
내 가슴에 그 말씀이 귀한 살이 되어
선명한 주름살처럼 새겨진다.
제5시집 [불태워진 흔적을 물고 누웠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