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들의 고국, 독도의 품속에서 영면하라!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현재
오늘의 시
오늘의 시 < 현재 < HOME

그대들의 고국, 독도의 품속에서 영면하라!

  • 김형효
  • 조회 2658
  • 2005.09.05 20:52
- 이미향, 김제의의 의로운 죽음에 부쳐
   


사랑한 그대여! 봄 바람이 차다.
산 자는 알 길도 없이 봄 바람이 차다.
알 길 없는 이 차가운 봄 바람의 절규를,
그대, 왜 그토록 말없는 봄바람으로 왔다가
봄 바람 차가운 시절로 노래 불다가
한마디 절규도 없이 돌아가는지
작년 이 맘때의 뜻 모를 절규가 그립다.

이제는 허망, 이제는 침묵,
그러나, 나는 이제라도 살아서
그대 붉은 용처럼 솟아라 솟으라고
이제라도 동도의 햇발로 일어나라고
죽은 그대야!
그대는 이제 영원히 내 살 속에 살아
나를 등불로 밝히리라!
그대야! 젖은 달빛으로 피어라
서도의 빛살에 희디흰 학의 무리로 살아나라
가버린 그대의 등살에 꽃 피는 사랑을 보며
우리는 눈물 한 방울로 서로를 위로하고
그대들과의 깊은 인연에 회한의 자욱을 남긴다.

그대여 이제 영면하라.
오늘 그대를 따라 걷던 발자욱 소리에
나는 그만 울던 것을 멈추고 널 보내마!
제의야 잘 가라! 독도의 따사롭게 푸른 심장 속으로
어찌 내가 너의 명복을 빌게 넌 가버렸냐!
이제 널 보내마!
미향아 잘 가라! 잘 가라! 잘 가!
독도의 살가운 고요 속으로
어찌 내가 너의 명복을 빌게 넌 가버렸냐!
그래 갈 것이었지.
그래 갈 것이었지.
저 독도의 영원한 품 속 나의 고국, 너의 고국으로
동도의 햇발로 서해의 달빛으로 솟아라!

죽은 자의 넋이여!
이제 산 자 그대들 등살에 반짝이는 칼날 같은 꽃을 보며
눈을 반짝이며 살리라!
그대여! 칼 꽃은 지지 않으리라!
너의 고국 독도에 남풍이 불거든
우리 서로 나누었던 술잔을 기억하여라!
그리고 그대와 우리가 품었던 칼 꽃으로
그 밉던 조선의 땅을 팔아먹은 매국노들,
그 밉던 사무라이 장수의 심장을,
이제라도 들이 떠서 힘차게 일어나자꾸나.

너의 고국 독도에 찬 바람이 일거든 우리의 음성으로 알거라.
죽은 자와 산 자, 서로의 품 속에 감추었던 칼 꽃 피고 있음을
이제 산 자 그대들 등살에 반짝이는 칼날 같은 꽃을 보며
눈을 반짝이며 살리라!
양심의 울림을 따라 살던 그대
심장의 박동을 따라 살던 그대
이제 어떻게 울어야 할 지
내게 한 마디 하고 가려마!
아니, 그대의 그 한 걸음으로 내게 일러둔 말
모두가 좇아 살던 모습 싫다 한 채
밥상머리의 절규를 팽개친 살아있는 진실을 알잖아
그래 그대 가는 길에 한 송이 국화 꽃이
피울음 자욱을 남기는 오월이구나.
오월, 이 오월에 술 한잔 나누기로 해놓고서 그렇게 가는가?
친구야! 이 친구야! 그래 이제 영면하라!
너의 고국 독도의 품속에서 영면하라! 
 
 
 
***평소 함께 사무실을 쓰며 동고동락을 했던 독도수호대
김제의와 이미향의 죽음에 애도의 뜻을 표합니다.
어쩔 줄 모르고 영안실에서 그들의 시신을 기다리다가
이렇게 조시를 쓰게 되었습니다.
참으로 의롭게 살았습니다.
여러분! 그들을 잊지 말아주세요.
너무나 착한 그들의 얼굴을 떠올리면 금새 눈물이 납니다.
함께 그들의 그림자를 찾아 주시길 바랍니다.

근조 김제의, 이미향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Information
  • 사이트명 : 시사랑
  • 사이트 주소 : www.sisarang.com
  • 관리자이메일 : tiger3029@hanmail.net
  • 운영자명 : 김형효
  • Quick menu
  • Statistics
  • 오늘 : 343
  • 어제 : 725
  • 최대 : 18,497
  • 전체 : 1,233,8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