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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우

  • 김형효
  • 조회 3714
  • 2005.09.17 02:00
다짐이 무너지고 무너질때
나는 경우가 없는 사람이 된다.

다짐을 숱하게 반복하면서
나는 다짐에 묻혀 죽은 자처럼 초라하다.

초라해진 내 어깨를 부려둘 곳이 없어
나는 먼 산도 바라볼 힘을 잃고 슬프다.

슬픔이 넘쳐서 눈물 때문에
나는 눈물을 받아 먹고 사는 사람처럼 처량맞다.

경우가 없는 사람이란
자기 다짐에 절망하면서 사는 그런 사람인가?

절벽도 보이지 않아 뛰어 내릴 수도 없는
그런 벌판에서 나는 죄인인가? 초인인가?

어떠한 경우에 수도 바라볼 수 없는 그럴 경우
타인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내가 없는 타인들,
타인들 속에서 나는 나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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