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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속에 꽃이 핀다

  • 김형효
  • 조회 2966
  • 2005.09.17 02:02
꽃이 활짝 폈다.
마당가에 풀잎들
풀밭에 민들레
산등성이 조팝꽃도 진 날에
사람들 인연의 동산에
활짝 핀 꽃을 보았다.

일년여 동안 알고 지낸
아버지 같은 마음을 지닌 형님께서는
"잘 갔다 오그라 잉,
아이고 우리 형효 얼굴도 못보고 보내네 그랴 잉
몸조심허고 잘 갔다 오그라 잉
몸 조심혀 오면 꼭 연락허고 잉 그랴 잘 갔다와"
어눌한 듯 들리는 충청도 양반 사투리에
몸을 흠뻑 적실 만큼 가득한 정이 담겨 있어
그 말씀 끝자락에 눈물이 맺힌다.

전화를 끊고서도 한참 후 운전대를 잡으며
보고싶은 마음 깊이 가슴에 이정표를 세웠다.
마을 어르신들은 전날밤
산골에 찾아온지 일년도 못된 낯선아이에게
정성을 담은 밥과 음식을 장만하여 차려 내주시고
서로 둘러앉아 오손도손 정담을 나누신다.
고마운 나의 어머니 아버지 할아버지 할머니들이시다.

그리움을 심어주는 아름다운 인연들 속에
마을이 온통 붉고 희고 연분홍 아리랑 저고리 밝히듯이
화사하게 꽃으로 영글었다.
그 동네 어귀를 돌아나오며 보고싶은 얼굴들을 하나 둘 떠올리며
어느새 타국에 와서 님들을 그리워하는 기분이다.

그 길로 어머니 아버지를 찾아 고향집을 향하고
고향집 가는 길에 가득찬 보름달을 바라보며
바닷가에 갯벌 위를 아스라히 비추는 달빛을 보며
절망의 끝자락 살포시 묻어버렸다.

고향으로 가는 길에 가득한 달빛을 따라
서울에 왔더니 친구와 벗들 또한 반겨 추억을 나누고
달빛 넘치던 정을 모아 사람의 인연에 핀 꽃을 확인시키네.
오는 정 가는 정을 따라 핀 인연의 꽃동산에
오늘도 기쁜 한량이 되어 삿갓 쓴 시인의 행랑이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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