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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망한 쓸쓸함

  • 김형효
  • 조회 2836
  • 2005.09.18 19:22
대해를 걸었던
초인의 뒷그림자를 따라 흘러간 강물처럼
우리는 오늘, 옛날 송장들을 생각한다.
뼈대 굵던 송장들을 쫓아
개뼈다귀 한움큼 쥐어들고 그들의 뒤를 따른다.
만세를 부르던 신들의 호령,
우리들의 조상 앞에서
벌벌 떨어야 했던 초라한 영혼들
바로 나다.
나와 우리의 모습이다.
오대양 육대주의 먼바다가 우리들의 조상,
신들의 안방이었다.
수세기의 세월도 아닌
불과 몇 년 전,
불과 몇 십년 전,
불과 몇 백년 전,
나는 등 뒤에서 아장아장 송장이 되었다.
나는 등 뒤에서 신의 가호를 받았다.
아! 위대한 조상신이시여!
그대들의 실체인 오대양 육대주를
우리는 방아깨비 입방아를 찧듯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민족 앞에 조상 앞에 뼈다귀도 남김없이 가신 님들이시여.
나를 용서하시고 저를 용서하소서!
다시 발길을 바로 잡아 세우는 날,
그날을 기약하소서.

신들의 뜻
뜻은 지울 수 없는
흔적이란 이름으로 남아 있으니...,
낯설은 벌판에서 신을 사색합니다.
신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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