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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독백

  • 김형효
  • 조회 2623
  • 2005.09.18 19:23
나는 살아 있는가?
영혼의 상처에 매달려 옴짝 달싹 못하는 나는 살아 있는가?
나는 살아 있는가?
상처로 상처를 치유하려고 몸부림 치지만,
자꾸만 커져가는 상처에 망연자실하는
나는 살아 있는가?
오래도록 몸부림쳐 온 삶이지만,
그 몸부림 친 삶의 길들이
산더미 같은 휴지덤불처럼 취급된다면
그래도 나는 살아 있는가?
숨 쉬고 있다고 살아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나는 살아 있다.
나는 내 상처를 사랑할 수 있는 여지가 그래도 아직 남아 있으니
아직은 그런 여력이 남아서 나를 지켜주고 있으니
그래 나는 살아있다.

해 저무는 날 붉은 노을처럼
나의 눈두덩이 붉어지는 날들
그래도 나는 살아 있다.
오로지 나는 나의 눈두덩이가 붉어질 수 있는 만큼
적어도 그렇게 진실하게 살고 있으니까?

핏방울처럼
서녘 햇살이 부서져 날리며
깊은 어둠 속을 항해하지만,
다음 날 검붉은 햇살이 칼날보다 더
날카롭게 솟구치며 돋아오르지 않는가?

오늘도 나는 살아
그 어둠의 질곡 속을 당당하게 항해하고 있지 않은가?
아! 행복한 나여!
웃어도 웃어도 다 표현 못할 나의 행복이
사시나무처럼 가녀린 어깨를 들썩이며 눈물을 흘리고 있지 않은가?
아! 행복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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