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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밟기

  • 김형효
  • 조회 2587
  • 2005.09.19 21:32
달을 쫓아 걷던 걸음에 멈춰 서면
멈춰 서는 것은 나만이 아니다.
하늘도 멈춰선다.
달도 별도 제자리 걸음이다.

하늘의 뭉게구름 사이로
달빛을 쫓아보던 때도 있다.
뭉게구름을 쫓아가면
달은 그 사이로 고개를 내밀려고 안달이다.

그렇게 그렇게
수십번을 반복하며 나이가 들고
나는 고향길을 그 뭉게구름 사이 달처럼
왔다가 갔다가 갈까 말까 망설이는 시절이다.

달을 쫓던 내가 이제 세월의 무게에 짓눌리기도 하고
뭉게구름 사이 달을 쫓던 내가 세월에 쫓기기도 한다.
그렇게 그렇게 짓눌리며 쫓기며 나는 살아가고 있다.
달을 쫓아 걷다가 멈춰섰던 시절이 있었다.
오늘 나를 쫓는 세월의 한켠에서 우두커니 달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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