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수라백작이 되고 싶다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현재
오늘의 시
오늘의 시 < 현재 < HOME

나는 아수라백작이 되고 싶다

  • 김형효
  • 조회 3055
  • 2005.09.19 21:38
세상은 변하지 않아
이기는 자들의 세상은
패자는 패배의 망령을 따라 한 숨을 쉰다.

조지 부시의 승리를 보며 나는 아수라백작이 된다.
나는 조지 부시를 보며 승리의 쾌감을 느낀다.
적을 상실하면 죽음 밖에 남지 않아
아직은 살아남은 부시를 위해 내가 살아야 할 명분을 찾는다.
나는 적과의 싸움을 외면하고
아직 끝나지 않은 우리의 전쟁을 이겨낼 수 없었다.
오늘 우리는 무장해야해.
우리 동네 산기슭에 새처럼 지저귈 수 있으려면
오늘 우리는 무장해야해.
우리 동네 논두렁에 풀들처럼 조국의 품속에서 숨쉬려면

우리는 통일을 이루지 못했다.
우리는 정권교체와 민주화를 이루었고
우리가 바라는 데로 바꾸어가고 있는 듯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모자란다.
무장하지 않은 권력이 필요해.
우리는 무장한 권력의 실체를 알아야 해.
미국이 있는 한, 미군이 있는 한,
우리의 권력은 무장을 멈추지 못한다.
청와대가 무장한 권력일 때, 우리에게 통일은 없다.
우리의 어떤 요구도 무장한 권력 앞에서 추풍낙엽,
나는 나를 파괴하며 적들을 위한
또 한편의 드라마 제작센타 대한민국의 일원이었다.

그러나 나는 나를 죽이지 못했다.
나의 발등을 찍고 나를 완전히 죽이지 않는 한,
우리가 진정 원하는 통일과 비무장의 권력은 없다.
비무장지대의 해체없이 우리는 통일 될 수 없다.
비무장지대를 에워싼 무장한 세력들을 위해
나는 아수라백작이 되어야 한다.

아수라 백작을 꿈꾸며 부시에게 순종하리라.
가까이 다가가 그의 멱살을 잡을 수 있을 정도로 나를 죽여야 한다.
그를 살육하기 위해 그를 도살하기 위해
나는 나를 실천하고 나를 죽이는 법을 배워야 한다.
나는 아수라 백작이 되어야 한다.

내가 진홍빛 꽃처럼 떨어져 나갈 때까지
내가 가을 잎처럼 산산히 떨어져 나부낄 때까지
우리의 일상이 꽃들 속에 묻힐 때까지
나는 아수라백작이 되어야 한다.
  • Information
  • 사이트명 : 시사랑
  • 사이트 주소 : www.sisarang.com
  • 관리자이메일 : tiger3029@hanmail.net
  • 운영자명 : 김형효
  • Quick menu
  • Statistics
  • 오늘 : 215
  • 어제 : 713
  • 최대 : 18,497
  • 전체 : 1,227,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