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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 김형효
  • 조회 2828
  • 2005.09.19 21:41
싸늘한 공기가 온 몸을 휘감습니다.

이 아침에도 햇발은 눈부시게
지상만물의 살갗을 비추고 있습니다.

초라한 천막촌의 아침에도
아파트 단지의 찬란한 밤을 잠재운 아침에도
햇발은 눈부시기만 합니다.

살갗이 싸늘하게
옷깃을 여미게 하는 아침입니다.
이런 날에는
서리 맞은 배추와 무는 여지없이
하얗게 시들고 맙니다.

그렇게 무 배추처럼 시들고 말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
그렇게 시린 가슴조차 비빌 곳이 없어
거리를 배회하는 사람들이 사는
복지국가 대한민국에 아침입니다.

이 아침에 분노가 일고 있는 것은
햇발이 무서워서가 아닙니다.

시린 날에 무 배추처럼 시들고 말기에는
너무도 정결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그들의 면면이 그리워서랍니다.

세찬 바람이 부는 날에는
그런 사람들의 면면이 더욱 그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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