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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륜지간 산하지심

  • 김형효
  • 조회 3489
  • 2005.11.05 19:42
산하를 둘러 보는 동안에
내 눈에 반짝이는 것들은
형제들 뿐이다.

오로지 아버지의 아이
오로지 내 어머니의 아이들이 아니라,
백두산 천지를 에둘러 삼천리 방방곡곡에
백두산을 발원해서 흐르는
두만강하, 압록강하, 송화강하의 형제들이다.

바람이 비장해서 휘이익 휘이 쉬이익
그러다가 소란거리듯 하하 웃던 바람이
아침 저녁으로 표정도 태도도 변화무쌍하게 휘젓는 운봉산에서
푸른 하늘을 바라보다가 동해의 푸른 물결을 따라
북녘 땅을 찾아 걷는다.

가을산협은 붉게 노랗게 연분홍으로 불타고 있어
금방이라도 멸할 듯하지만,
조선의 아이처럼 푸르게 살아있는 소나무들이
9년전 두 차례에 걸친 산불에도
의연이 살아 푸르기만 하다.

금방 눈물이라도 날 듯
매섭던 바람이 앞뒤 좌우로
바람은 방향을 바꿔가며 산자를 희롱하지만
어엿하게 흰 저고리 자락을 휘날리던
선조들이 넘던 령마루에서 꼿꼿하게
천하를 휘어잡는 기개가 찬란하다.

사뿐사뿐,
아리랑을 부르며
술잔을 기울이며
오늘도 사뿐사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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