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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11

  • 김형효
  • 조회 2945
  • 2006.01.12 06:03
- 음탕한 도시 서울


사람들은 무너진 권위 앞에서 흐물흐물
말미잘처럼 연결된 사람들이 사는 도시 서울,
서울은 멀미에 현기증을 일으키고 있었다.
사람들은 집을 잃은 것처럼 거리의 부랑자가 되었고
사람들은 가족을 잃은 사람처럼 거리의 부랑자가 되었고
사람들은 연인도 친구도 잃은 것처럼 거리의 방랑자가 되었다.
나는 그 사람들 틈에서 연신 헛구역질을 해댄다.
무슨 억하심정으로 그러는지 몸 안 깊숙히에서 울화가 치밀어온다.
사람들은 이 추운 겨울날도 집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집 잃은 사람들의 집을 찾아주기 위해 부산스러운 나는 멀미가 나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술잔에 맥이 풀린 사람들이 흐물거리는 거리에서
나도 그들처럼 흐물거리고 싶어진다.
그러나 그것은 또 다른 기피다.
도피도 기피도 회피도 모두다 정상을 위해서는 버려야 하는 것들이다.
오늘도 거리는 춥다.
사람들이 집을 찾지 못한 거리는 겨울 찬바람보다도 더 시리다.
상무님과 평직원이 음탕한 거리를 배회한다.
젊은 청년과 그의 아버지, 그의 할아버지
아니면 그의 아버지의 친구분, 아니면
그의 할아버지의 친구분 쯤 되어보이는 사람들이
같은 골목에서 음탕한 눈길로 기웃거린다.
음탕한 도시 서울이다.
음탕한 그들을 보며 낚시대를 드리운 강태공처럼
나도 음탕하게 그들을 택시 안에 앉히려고 기웃거린다.
음탕한 도시의 음탕한 놈!
에라이 몹쓸 인간들아!
내일 아침 부시시 눈비비고 일어나
냉수에 세수하고 냉수 한사발 마시고 정신차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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