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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쓰는 봄

  • 김형효
  • 조회 2985
  • 2006.01.17 02:52
안녕, 봄아!
너의 가슴 팍에 옹이 박힌 듯 자리잡고 있는 봄이
오늘은 서글피 잎눈을 뜨며 너의 몸을 투과하기 위해 몸부림이다.

안녕, 봄아!
저 얼어붙은 대지 안에 이미 봄의 새싹은 태동을 예비하고 있어
오늘은 겨울이지만, 이미 땅 속에 봄날은 와 있잖아.

안녕, 봄아!
너도 나처럼 겨울 시린 바람 맞으며 광야에 표적처럼
바람막이 없이 걸어가는 초인처럼 굳건히 굳건히 다독이며 살고 있구나.

안녕, 봄아!
너도 나도 우리는 친구라는 이름으로 버거움을 이겨가고 있지.
그래 그래서 너는 내 사랑이지, 첫사랑 설레임은 가고 너는 남아 하나다.

안녕, 봄아!
시리게 시리게 너도 울고 나도 울고 그렇게 모질잖아.
그러나 삶에 모짐 속에서 너도 나도 봄날의 새싹처럼 움틀날을 기다리지.

안녕, 봄아!
너는 내 친구, 허망 속의 산책길에 길 동무가 되어줄 유일한 동갑내기.
반가운 길,모자라고 벅차고 허망스런 날들이지만, 우리 다독일 줄 알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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