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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 젖은 카트만두의 하소

  • 김형효
  • 조회 3970
  • 2006.07.20 12:54
우기의 열대에는 사막도 청량하다.
오아시스처럼 청량한 거리의 공기를 마시며
이방인이 걸음을 옮겨 딛을 때마다
아픔도 비에 젖은 길을 서슴없이 따라 나선다.
무릎꿇은 아픔으로 거리를 헤매며
아픈 길도 잊고 생존을 위해
구걸을 멈추지 않는 아! 사람이여.

그 앞에서 또 다른 젊음이
무릎을 꿇고 비에 젖은 아픔을 따라 길을 나선다.
왕궁과 그의 거리는 1분 거리도 아니다.
왕궁과 그의 거리는 10분 거리도 아니다.
그러나 그의 걸음 만큼 먼 거리에서
권력을 상실했다는 왕은
여전히 오아시스의 사냥군처럼
호화롭고 호화롭다.

아픔을 넘어 눈물의 빗방울이
흰 햇살을 받고
검은 빛 무지개를 따라
흰 산머리의 히말을 넘는다.

뚜욱, 뚜욱
그리고 꾸벅, 꾸벅
젖은 아스팔트 위에 슬픔의 피가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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