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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밭벌에서 - 거리 9

  • 김형효
  • 조회 3551
  • 2007.05.17 22:27
이빨을 갈며 길을 가다가 멈추고 사색하는 어물쩡 사내 하나

거리는 폐수구, 폐수구를 따라가다 자신의 아가리를 벌리는 미친 사내 하나

날이면 날마다 절망을 밥 먹듯이 하는 사람들을 향해

세상 타박만 하는 좌절의 참 맛을 아는 허접한 사내 하나

그렇게 살아가는 것들이 세상의 기둥인 나라도 있다더냐!

 

가진 것 어느만큼인지 제 분간을 못할 정도로 사는 미친 사내 하나

내 자식의 눈덩이에 아픔을 겨냥해서 총칼든 계엄군처럼 대로를 날뛰는 미친 사내 하나

세상의 사타구니의 대표 식별번호판을 하나 차고 있는 재벌 2세, 3세, 4세, 나부랭이 사내 하나

그렇게 살아가는 것들이 부럽지 않은 세상의 우두머리 내 친구들.

 

거리는 오늘도 하늘거리는 잎새처럼 맑다.

 

절망하는 것들로 가득한 사람들이 웃었다.

좌절하는 참 맛에 젖어있는 것들의 파렴치한 혐의를

막무가내로 살아가는 덧쓴 영혼 나부랭이들을

절망에 울컥이다 지쳐 그들을 패대기치기로 한 것이다.

 

절망의 힘 앞에 무기력한 좌절한 군상,

한하다.

환화다.

한화다.

강아지 풀꽃으로 뺨을 때리고 싶다.

강아지 씨로 눈구녕을 때리고 싶다.

 

절망을 아는 친구야!

좌절하지 마라!

저들의 가혹한 좌절을 보고 우리가 우뚝 살아가는 것이

패자의 길이 아님을 헤아릴 필요도 없을 만큼 조그만 자산을 가진 우리는 알고 있잖나!

 

***참고 바라보다가 치미는 화를 참으면 내 건강만 다칠 것 같아 시 한 편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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