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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의 바다를 가다

  • 김형효
  • 조회 3532
  • 2008.07.02 15:36
- 살수차에 멍든 촛불

 

아프다고 말하면 더 아프다.
하지만 아픈 것을 아프다고 못할 때는
너무나 아파 말 할 수 없을 때다.
감각의 영역을 넘어서 버렸다.
 
대한민국 6월 28일 밤이 아프다.
21년전 직선제 개헌을 쟁취한 전야!
광화문이 봉쇄되고 수많은 시민들은
시청 앞과 대한문 앞을 가득 메웠다.

코리아나 호텔 앞을 가로막은 전경버스에
검은 리본을 묶은 흰 국화를 매달기 시작했다.
또 하나의 퍼포먼스인가?

민주주의의 사망선고를 내린 정부의 처방
국민은 이미 알고 있다.
어린 아이도 어머니도 아버지도 주저없이 국화를 꽂았다.
일명 닭장차라 불리는 전경버스 창문에
어떤 이는 웃으며 기념촬영을 한다.
그 웃음이 쓰리고 아프다.

남대문이 죽고
이순신 장군은 감옥으로 보내졌다.
그 감옥 넘어 국민과의 소통을 외면한 대통령이
또아리를 튼 뱀처럼 웅크리고 있다.
그의 공격 목표는 국민이다.
표독스럽게 웅크리고 있는 그를 느끼는 것은 가혹하다.

어쩌다 이리 되었는가?
어쩌다가
국민 다수가 선택한 대통령이다.
좌절의 끝이었다.
처음 대통령에 당선된 이명박!
그는 아마도 모든 국민이 촛불처럼 보였을 것이다.

이제 그 촛불들에 살수차를 쏘아대고 있다.
촛불이 멍들었다.

웃기지마라!
멍든 촛불들은 흔들리며 타오른다.
흔들리며 타오르는 촛불이 아니라면
우리가 보았던 촛불의 바다에
해맑던 아이의 미소가 촛불로 피어날 것이다.

상냥한 웃음으로 부끄럽던 여중생들과 여고생들
지친 기색없이 유모차를 끌고 촛불을 밝히던
어여쁜 누이들의 모성으로 피어날 것이다.

강과 시냇물을 흘러 흘러온
바다는 출렁임을 알고 있다.

바다가 출렁임을 멈추지 않는 한
촛불은 꺼지지 않는다.
광장이 아니라도
촛불은 꺼지지 않는다.
함께 노래가 되지 못한다 하더라도
촛불은 꺼지지 않는다.

촛불의 바다!
바다의 출렁임을 두려워하라!
이; 명;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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