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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백의 기억

  • 김형효
  • 조회 4300
  • 2005.09.08 04:07
저문 날, 밤 사이에서
우리가 만났다.
그날은 어쩌면 꿈이었는지도 몰라!
우리는 별 없는 밤을 보았다.
그러나 야유하거나 슬퍼하지도 않았다.
잠이 들었다 깨어나듯이 별 없는 밤이
별 빛 찬란한 밤을 기약하는 건 아닐까?를 기대한다.
무모하게 시오리 길을 가겠다던 너 처럼
무모한 기대를 하는 건 아닌지 몰라 사실은 안타깝다.
언제나 하늘이 열려 있는 듯
우리에겐 늘상 열려 있는 게 있지.
만남 만남이라는 창.
창을 열면 창보다 투명한 빛이 비추지.
만남이라는 이름으로 밤길을 달리고
손을 내미는 너, 그 손을 잡는 나
잡은 나를 기대하지 않더라도
그 손은 기대할 것이 있었으리라 믿으며 새벽은 열렸다.
어둠이 다 가기 전에 밤 찬란한 별 대신
강 건너 아니 수면 아래 가로등 불기둥을 보았지.
그것은 분명 꿈은 아니었지.
그것은 내가 함께 했었던 것이지.
내가 함께 했던 그 기억에 난 놀랬지.
아니 내가 어떻게 함께 했었지.
내가 이런 생각을 추스리기도 전에
어둠을 시기하고 그 안에서 자라나던 소중함들
염탐하던 염탐꾼들이 물살을 일렁이며 대들었지.
잠을 깨우며 빛을 잠재우며 압도하며 그렇게 그렇게 우리가 있었지.

한낱......
허무에 불과한 네온의 요란스럼 깜빡임,
나는 이제 무얼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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