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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나그네

  • 김형효
  • 조회 2540
  • 2005.09.13 21:52
길곡리 1번지에 사는 내가 서울에 갔다.
한달 전에는 서울시민이었던
여전히 주소지는 서울에 있어 서울시민인 내가
서울이 무한정 낯설다.
왜, 이렇게 복잡하고 숨막히는 서울에서 살았던가
가슴 밑바닥에서 후회가 솟는다.
그런 내가 오늘은 서울보다 덜한
대전광역시에서 비슷하게 살고 있다.
얼마나 좋은가
잠시 후면 다시 초원 속으로 돌아가서
안온한 휴식처럼 포근한 마을에서
숙면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은,
나는 서울 나그네가 되는 데 한달도 걸리지 않았다.
만 23년 세월 동안 서울을 텃밭으로 일구며 살았던 내가
서울을 배신한 것이란 말인가 한 달만에,
항상 다니던 서울 길이 너무나 막막하고
짧은 이틀간의 여정 속에서
금세 도시의 승냥이처럼 표변하던 나를 보며
놀라서 다시 도망쳐왔다.
이틀밤을 지새고 도망치며 안도하였다.
고속도로를 달리며 가속페달을 밟은 이유를 알 수 없다.
나는 이제 서울 나그네,
서울의 안녕을 빌며 서울의 휴식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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