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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옷 입은 사람아

  • 김형효
  • 조회 2723
  • 2005.09.14 23:35
겨울에는 흰 옷 입으라
산천에 초목도
들판에 수풀들도 지쳐 쓰러진 채,

겨울에는 흰 옷 입으라
청춘이 빛을 내다
청명한 하늘에 먹구름 드리운 채,

겨울에는 흰 옷 입으라
몸의 상처 깊어
마음조차 흰 심장처럼 굳어버린 채,

겨울에는 흰 옷 입으라
따스한 향기 있는 구들 속에 손을 넣고
창가로 나가 희망을 손짓하는 영혼 있으니

흰 눈의 심장처럼 흰 옷 입은 사람아
맨 몸에 지친 나그네처럼 처진 어깨에
처진 마음으로 숨어든 사람들을 위해
숨쉬는 사람들

창가에 펄럭이는 겨울 바람의 애증처럼
고독을 부둥켜안고 있는 가로등 불빛 속에 헐벗은 고목나무처럼
그대에게 힘들여 위로가 되지 못하지만,
겨울의 시선이 언제나 헐벗은 고목나무처럼 서늘하지는 않아서
고목나무는 고목나무끼리 서로 위로가 되듯
흰 옷 입은 사람들 흰 눈의 심장처럼 맨 몸으로 대지를 적시듯
오늘 병실 창가에서 푸른 새싹 같은 희망을 손짓하네.
 
낙엽 무덤 위
홀로 걷다 놀란다.
사막의 무덤 위
홀로 걷다 놀란다.
사람의 무덤 위
홀로 걷다 즐겁다.

사람은 밭이라
밭을 따라가다 보면
오곡이 활짝 꽃을 피워
천지가 환히 빛나니
사람의 얼굴이 그리워
바라보고 웃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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