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에 추억은 울바자처럼 서있었네 /한영남 > 문학(시,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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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추억은 울바자처럼 서있었네 /한영남

  • 김영춘
  • 조회 11062
  • 추천시
  • 2007.02.24 19:22
거기에 추억은 울바자처럼 서있었네




 *한영남*



눈이 내리고있었어

동화만큼이나 아름다운 눈이 평펑거리고있었지

그리고 밤이였지

아무에게라도 전화를 하고싶은 그런 꾸준한 밤이였지

열어놓은 기억속으로는

옛날 아슴한 이야기들이

청첩이라도 받은듯이 달려오고

겨울밤은 강물처럼 흐르고있었어

그속을 나는 아이처럼 환성을 지르며 달려가고

그래서 나는 다시 그

손가락을 빨던 소년이 되였지

괜히 네 생각이 나서

나는 너에게 눈줴기를 뿌리고

너는 고드름을 창처럼 꼬나들고 나를 향해 달려왔지

쳐다보는 강아지가 갑자기 부끄러워 고개를 드니

더없이 맑은 밤하늘에서는

별들이 눈송이처럼 쏟아져내리고있었지

그래서 울었어

시집 못간 가시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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