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은 쉬 상하는 음식/ 에밀리 디킨슨 > 문학(시, 소설)

본문 바로가기

시인 김형효
김형효 작품집
김형효 작품집 < 시인 김형효 < HOME

명성은 쉬 상하는 음식/ 에밀리 디킨슨

  • 김영춘
  • 조회 11370
  • 추천시
  • 2006.12.09 13:38
명성은 쉬 상하는 음식

                  * 에밀리 디킨슨

명성은 쉬 상하는 음식
손님이 자리잡고
두 번 다시 차리지 않는 식탁에서
돌림 접시 위에 놓인 음식

그 부스러기를 까마귀가 살펴보고
까옥까옥 비웃으며
슬쩍 지나쳐서
농부의 곳간으로 날아가는데
사람은 그것을 먹고서 죽는다.


------------------
엄청난 고통이 지나면

    *에밀리 디킨슨

엄청난 고통이 지나면 덤덤한 느낌이 찾아온다
신경들이 무덤처럼 엄숙하게 자리잡고
굳어진 심장이 묻는다. 고통을 견딘 자가 그분인가?
그리고 어제 혹은 수세기 전인가 하고.

발이 기계적으로 빙빙 돈다.
땅 혹은 허공 혹은 무의
제멋대로 뻗은
멋없는 길
돌 같은 석영의 만족감-

지금은 납 같은 시간
살아 남으면 기억된다
동사자(冻死者)가 눈을 회상하듯
처음에 오한 그 후는 마비 그리고 해방감을 -

------------
백년후에는

      *에밀리 디킨슨

백년 후에는
아무도 그 곳을 모른다.
그 곳에 일렁이던 고뇌는
평화처럼 잠잠할 뿐

잡초가 무성히 우거지고
나그네들이 거닐다가
죽은 선조의
외로운 비문을 판독했다.

여름 들녘의 바람이
그 길을 회상한다.
본능은 추억이 흘린
열쇠를 주워든다.
  • Information
  • 사이트명 : 시사랑
  • 사이트 주소 : www.sisarang.com
  • 관리자이메일 : tiger3029@hanmail.net
  • 운영자명 : 김형효
  • Quick menu
  • Statistics
  • 오늘 : 665
  • 어제 : 1,250
  • 최대 : 18,497
  • 전체 : 1,405,0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