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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박 10일 여정 간단 사진 귀국 보고(속초-러시아-두만강변-연길-길림-장춘-서울)

  • 김형효
  • 조회 5140
  • 2007.08.10 10:32
글 쓰는 사람에게 글이 활자화 되어 나오는 순간만큼 기쁜 일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작가들은 글을 쓰며 돈 푼 어치의 계산에 멀어서 술값으로 탕진할 망정
그날을 기다리는 것이리라. 물론 나처럼 술잔에 취하지 않는 사람은 다를 듯하지만,
매일반인 것은 어쩌지 못하는 숙명을 함께 호흡하는 짓(?)거리인가 보다!

우선 오늘은 9박 10일을 요약하여 사진 설명을 하며 정리하고 나중에 상세한 기행기를 올려야겠다.

나는 <시향만리>의 출판기념일에 맞춰 29일 속초항에서 동춘항운 선상에 올랐다.
그리고 속초에서 16시간을 항해한 배는 러시아 자루비누 항에 도착하였다.
아침 8시경 러시아에 도착한 배는 3시간의 시차만큼이나 우리를 더딘 발걸음으로 움직이게 했다.

속초항을 오후 3시30분경에 출발한 배는 공해상을 두시간 정도 항해한 후 바다노을을 만났다.
2005년 발해뗏목탐사대를 동행취재하며 위태로웠던 목숨부지를 한 나는 그때
사적 욕심을 하나 가지고 있었다. 바다 노을을 보는 것과 바다 일출을 보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때 12박 13일 동안 보지 못하던 노을을 볼 수 있었다. 생각보다 찬란하진 않았지만,

저 섬처럼 생긴 뭍을 넘어가면 2005년 항해 당시 2박 3일 러시아 해군에 억류되었던
포시에트만 끄라스키노 항구가 있다. 발해의 유적지들이다. 자루비누도 포시에트만 끄라스키노도......,
아래 일광산 주봉은 두만강 시에 있는 제일 높은 산이란다. 중국식으로 도문시이다.

새벽 3시 30분에 아침 잠을 깨어 비 오는 아침 산행을 시작했다.
안개구름이 피어오른 땅, 그 산하가 북녘의 산하다.
두만강변이 구비져 흐르는 모습이 도도한 역사의 구비구비를 이룬다.

도문시 세무국 비서일을 하고 있는 김경희 시인이다. 두만강 여울소리 회원이며
내가 운영하고 있는 http://www.sisarang.com의 두만강시회가 두만강 여울소리의
주요 회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 핵심인 분이다. 옆은 대전의 김동준 시인이시다.
연길 백산호텔은 연변자치주의 주요행사가 열리는 장소이며 내가 서 있는 곳은
국제회의장 내부의 <시향만리> 출판기념회가 열리는 장소이다.
예정보다 일찍 행사장에 도착해서 차분하게 사진이나 찍자고 포즈를 잡아보았다.

<시향만리> 창간호에 게재된 나의 시 <길>을 낭송하는 연변대학교 조선어문계 종소리 문학회 학생
길림시 용정하고도 명동촌에 있는 윤동주 시인의 생가 앞에 칠판이 있다.
동급생이던 송몽규와 문익환 목사의 이름이 어린 시절을 회상하게 한다.
귀국 전날인 지난 8월 6일 길림시에 최초로 디지털 현상소를 열었다는 동포께서
점심식사 초대한 장소가 평양에 있다는 용악산(룡악산)의 이름을 딴 식당이다.

반가운 마음으로 반갑습니다를 노래해준 접대원들과 한참동안 음주가무로
조국강산의 통일 그리움을 풀었다.

제목 : 길

1
돈의 힘을 믿고
그 길을 만들며 사는 사람
정신의 힘, 희망의 힘을 믿고
그 길을 만들며 사는 사람

강철 같은 믿음이라면
그 무엇도 길이 아닌 것은 아니겠지만
사람을 믿고, 사람의 길을 만들며 사는 사람
그가 그립다.

2
하늘에 뜬 구름 뒤에도 길이 있고
저 멀고 먼 히말라야 설원에도 길이 있어
저 깊은 바다 속에도 길이 있고
사람과 사람 속에도 길이 있어

히말라야 깊은 골짝과 만년설의 산길에서도
길에 선 사람이 길을 외면하지 않으면
다시 길에서는 것은 당연한 일
세상 모든 길이 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결코 길이 없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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