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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의에게 띄우는 편지

  • 김형효
  • 조회 3387
  • 2005.09.17 11:11
이 밤에도 독도의 제의는 눈뜨고 있으리라..., 
이 깊은 밤에도 제의 너의 눈은
반딧불이보다도 더 찬란히 빛나고 있으리라 형은 믿는다.
지난 세월이 그리움이라는 것을 주고 갖다면
제의 너는 나에게 또 하나의 특별한 무엇을 주었구나.
그것은 사명이다.
사람이 일생을 살아가면서
사명을 부여받는 것처럼 가혹스런 것도 없지만,
제의야!
참으로 이상하고 야릇한 것은
네가 부여한 그 사명이란 것이
싫지 않구나.
거북하지도 않구나.
눈뜬 독도를 품으로 가련다.
그때 형과 못다한 사연을 이야기 하자.
눈뜬 독도를 품으로 가련다.
가서 보자꾸나.
너의 여린지만 거칠던 전사의 마음을 나누자꾸나.
세월은 흐르는 만큼씩 성숙을 가져다 준다지만,
모두에게 그런 것은 아니더라.
감당하려는 자에게 세월은 가르침을 주더라.
외면하려는 자에게 세월이 가르침을 주진 않더라.
나는 너에게서 부여받은 사명 하나를
내 생이 다 할 때 조용히 부려두련다.
마음이 넉넉하지 못하면서도
기쁨이 넘치는 삶을 살고 있지도 못하면서도
너와 나누었던 헤아릴 수 있는 술잔 속에서도
몇겁을 넘나든 것처럼 서로 깊은 심지는 있었던 것 같아
형은 참 다행이구나.
반가운 해후를 위해 너의 여린 마음 잠시 편히 쉬게 하려무나.
그래 한달이 남지 않았다.
가서 보자꾸나.
오늘 이 밤만이라도 편히 쉬거라.


**제의는 독도수호대 활동 중에 교통사고로 고인이 된 독도에 묻힌 후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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