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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는...,

  • 김형효
  • 조회 3485
  • 2005.09.20 08:35
산골에 봄을 만끽하고 살고 있다.
싸리꽃이 이렇게 좋은 줄은 군대 생활 중에도 몰랐다.
가을철이면 싸리 나무 베어다가 싸리비를 만들었으면서도
30개월 군대생활 동안 산천에서 그 흔한 싸리꽃을 보지 못했다니,
아니 어쩌면 보고서도 여유를 잃어서 싸리꽃을 감상하지 못했겠거니,
싸리꽃 향기에 취해보는 것도 좋은 봄날이다.
그대들 중 애인에게 안개꽃을 두른 장미를 선물하실 분이 있다면
이제 싸리꽃을 한아름 꺾어서 안겨주시는 것도 좋을 듯하다.
천연향으로 온산을 가득 채우고 남은 싸리꽃이 개울가와 밭둑 논둑에 가득하다.
그 향기와 진달래가 산천을 아울러 두루고 있으니
그 눈길이 얼마나 찬란한가?
복숭아꽃 살구꽃에 배꽃까지 온통 꽃지상이다.
헌데 내 마음만 동동 뜬 나룻배처럼 허공을 맴돈다.
맴도는 마음을 진정할 길이 없어 가고자 했던 일본 여행길도 접고
일용잡부가 되어 일터에 나간다.
오늘은 이틀이 지났다.
해가 지면 산이 그립다.
산을 바라보며 일을 하건마는,
우리집 길산(?)에서 바라보이는 앞산을 한시도 잊지 못해서 안달난다.
그러나 이렇게 읍내에 인터넷방에 와서는 다시 길산과 앞산을 회상하며
글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산이 능선을 이루듯 하늘도 땅도 능선을 이루었으니,
그 능선의 아름다움이 꽃으로 가득하니,
향기의 흐름도 능선을 따라 향기롭겠지.
나는 오늘도 꽃향을 찾아 집에 가는데
이 시간쯤 집에 가면 아마도 개구리가 대성통곡을 하겠지.
엊그제 내린 비에 찻길에 나섰던 가족들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며....,
개구리 안다치게 오늘도 조심 운전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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