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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

  • 김형효
  • 조회 3219
  • 2005.09.17 02:15
갈 곳 없는 나그네의 오후
절간의 풍경소리가 그립다.
갈 곳 없는 나그네가 그리워
절간의 풍경소리를 찾아
길을 떠나고 싶다.

허허로움 속에 적막강산의 그리움을 쫓아 길을 가고 싶은 것이다.
나그네는 오늘도 허망한 세월의 무지개를 지으며 무지개를 켠다.
가슴 속에 켜켜이 무지개가 나이테를 긋는다.
수많은 사람들이 아픔을 감당할 만큼씩 감당하다가
다시 쓰러져 지치면 누군가 함께 쓰러져 그들을 위로한다.

나는 그런 나그네이고 싶다.
그러기 위해 나는 오늘도 남들처럼 살고 싶다.
그러나 이제 이미 지쳐버린 몸과 마음으로 그럴 수 없음을 실감한다.
나는 이제 어디로 가야하는가?
지친 나그네의 심장을 따라 길을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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