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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고 싶어도

  • 김형효
  • 조회 3355
  • 2005.09.13 23:18
사람들이 그립다.
떠난 만큼 나는 다시 돌아와 있다.
내 의식의 심연 속에서 항상 그늘로 내리는 사람들 곁으로,
떠난 만큼 씩 더러는 좀 더 긴밀하게 가까이 돌아와 있더라니,
이거야 원, 사람살이의 고단함이 죽지를 펴고 훨훨 날개를 달고 날아서
아무도 폐 끼치지 않을 곳으로 떠나 있고 싶은 마음 뿐이거늘,
나는 도무지 돌아서지 못하고 연연해 하고 있다.
삿갓을 쓴 방랑 시인은 참으로 발랄한 시인이었던가 싶은 생각이 든다.
그 발랄함이 없었다면 어찌 그리
고단하게 사람들 곁을 떠나 있을 수 있었을 것인가?
사람의 곁을 떠나 있는 다는 것은 고단하다.
고단함을 알면서도 떠나야할 때,
날으는 새처럼 날아가서 깊은 산골에 정착하고 싶어진다.
날으는 새처럼 날아가서 깊은 산골에 머물며
생의 시작을 보고 생의 여정을 다하고 싶어진다.

이제라도 남은 나의 삶은 있는가?
이제 나의 남은 삶은 끝인가 싶다.
내가 살고자하는 것은 내가 죽고자 하는것인가 보다.
그것은 내가 선택한 것들에 의해서 그리 되고 있고
내가 그 길을 재촉하고 있는 것일 것이다.

죽음이 희망은 아니지만,
세상에 희망이 있기나 한 것인가?
나는 오늘 도심에서 도심을 눌러 앉아 있는
고층건물을 보면서 나의 파편들이 바람을 타고
그들의 가슴과 심장을 파고들어 땅을 일으켜 세우는 꿈을 꾼다.

누가 나를 어둡다 할 것인가?
캄캄한 밤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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