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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는 40대 청춘(?)이 즐겁다.

  • 김형효
  • 조회 3673
  • 2009.04.08 02:44

우크라이나 통신(7)

- 철없는 40대 청춘(?)이 즐겁다.

 

며칠째 주된 아침 식사는 빵과 샐러드다.

오늘은 샌드위치와 홍차로 대신했다.

한국은 야채가 많아 얼마나 좋은가?

사실 아직 적응이 쉽지 않다.

 

야채는 몇 종류가 안 되는 데 가격도 만만치 않게 비싸다.

그나마 눈이 오고 비가 오고 추운 날씨의 변덕 중에도

진열대에서 봄 향기처럼 자리 잡은

몇 종류의 야채라도 구경할 수 있는 것은 얼마나 다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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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수험생처럼 일어나 계절과 요일, 달력 등에 대해 공부했다.

학원에서는 남성, 여성 중성 등 단어의 변화에 대해서 공부를 시작했다.

짧은 하루하루가 정신없다.

낯선 외국 말을 끈을 잡고 따라오라는 듯 가르치는

현지의 러시아어 선생의 꽁무니 잡고 따르기 바쁘다.

 

러시아어는 마치 변덕스런 현지의 날씨만큼이나 변화가 심하다.

그야말로 종횡무진으로 변화가 이루어지니 정신이 없다.

하지만 어쩌랴! 기쁘게 선택한 일 기쁘게 배우지 않고 다른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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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횡단보도를 건너다

우리를 알아본 우크라이나 외국어 대학교에 유학 온 한국인 학생을 만났다.

참 인연이 대단하다고 할 수 있을 법하다.

한반도 전체 면적의 세 배나 되는 낯선 땅에서 길을 가다 만나다니,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전화번호를 교환하였다.

 

그의 곁에는 한국말을 하는 현지인이 있었다.

그 우크라이나인은 외국어대학교에서 한국어과에 다니는 학생이었다.

사실 우리보다 그가 더 반가워하는 것 같았다.

그가 선배단원으로부터 배우고 있는 학생이다.

언젠가 내가 가르치는 학생이 저렇듯 한국인을 보고 반가워한다면,

참 좋은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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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길에 난 처음으로 현지 환전소를 이용했다.

몇 마디 한 것도 아니지만 스스로 대견한 기분을 만끽했다.

띄엄띄엄 영어 공부 10여년에 써볼 기회도 없이 살아온 세월이 아닌가?

뒤늦게 일본과 네팔 여행 몇 차례의 경험으로 영어 몇 마디 써본 나로서는

두 달도 배우지 못한 러시아 말로 하나하나 경험하는 모든 일이 즐겁다.

지금 와서 배우되 써 먹지 못한다면 참 억울한 일이란 생각이 든다.

 

그런 점에서 한국에서 수능을 대비한답시고

몇 년을 배운 수학이나 영어를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는

수많은 청소년들은 얼마나 억울한가?

타산지석으로 그들에게 적절한 교육을 자유롭게 받을 수 있도록

개선된 교육 시스템이 개발되었으면 하고 혼자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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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아이들이 나처럼 행복한 공부를 했으면 좋겠다.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 그러니 삶의 가치관에 대한 공부를 먼저 시키면 어떨까?

나는 지금 너무 행복하다.

내가 하고 싶은 목적, 즉 이정표를 갖고 하는 공부이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철없는 40대 청춘(?)이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나는 즐겁다.

물론 아쉬운 것은 아직도 우크라이나 시인의 시 한 편을 읽을 수 없다는 것이다.

나는 기대를 갖는다.

내가 러시아어나 우크라이나어로 된 한 편의 시를 읽어볼 수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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