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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에서 본 신종플루 사태

  • 김형효
  • 조회 4006
  • 2009.12.0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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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미플루 공항 영접~! 우크라이나 율랴 티모센코 총리가 지난 11월 둘째 주 공항에 타미플루 영접?을 나갔을 때 모습이다. 이어서 그는 병원과 주요한 의료 시설들을 거의 2주 동안 일과처럼 찾아다녔다.
ⓒ 티모센코 홈페이지
icon_tag.gif티모센코 총리

신종플루가 퇴행적인 인간들에게 주는 경고는 경거망동 하지 말라는 것 같다.

 

신종플루라는 용어를 접한 지 일 년이 되어간다. 필자가 한국에 있을 때부터 조금씩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우크라이나에 도착한 3월 이후 문제가 커지는 느낌이 들었다. 4월을 넘어 5월에 접어들면서 간헐적으로 사망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서는 초기 사망자가 많지 않았다. 내 나라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먼 나라 이야기처럼 인식되었다. 

 

최근 그러니까 지난 11월 초 이곳 우크라이나에서도 발병이 확인됐다. 첫 주에 6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지금까지 20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고 200만명 정도의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놀라운 일이다. 일 년 동안 한국에서 발생한 신종플루 전체 사망자 수치보다 높다.(11월 25일 현재 104명). 우크라이나 정부는 상황을 점검하고 국가비상사태라는 초유의 결정을 내렸다. 뜻밖의 결정에 놀랍기도 하고 긴장도 됐다. 우크라이나가 순간적인 패닉 상태에 빠진 느낌이었다.

 

필자를 비롯, 우크라이나에 파견된 국제협력단 소속 코이카(해외봉사단) 단원들은 해당 지역에서 약국을 찾아 타미플루를 사기 위해 애쓰기도 하고 유사한 약품을 샀으나 무용지물로 둔 경우들도 확인되었다. 코이카 본부에서는 왜 이 문제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했을까 생각도 해보았다. 물론 전 단원에게 고기능성 마스크를 배달해주었으나 만약의 경우 신종플루가 발병한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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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이카에서 보내온 마스크 국제협력단 코이카 본부에서 보내온 고기능성 마스크 두 개......, 작은 일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데 특효약이었다. 그러나, 그후 우크라이나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은 신종플루 환자라니......, 잘 보관중이다.
ⓒ 김형효
icon_tag.gif코이카

타미플루가 백효약은 아니며 또 부작용이 있음을 알고 있다. 신중하게 처방하고 환자가 발생해도 상황을 주시해야 하며 전문가가 함께 있어야 한다는 점도 안다. 현재는 타미플루 외엔 약이 없고, 해외봉사단 활동범위가 넓어 긴장하며 지낸다. 

 

내 조카도 신종플루를 경험했고 체온이 40도를 넘어 아우가 긴장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정말 남일 아니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 여러 문제점도 접했다. 약을 처방하고서도 확신하지 못한 의사들 태도다. 결국 부모가 알아서 최종결정을 하라고 했다는 아우의 말에 의사란 대체 어떤 존재인가 생각하며 멍해졌다. 국민의 정부 시절 의약분업에 임하던 의사들의 확신과 결의는 목숨을 건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이번 사태에서 보여준 불안한 의사들을 보면서 뭘 믿어야 할지 일반인으로서는 이해불가다.

 

이곳 우크라이나에서는 초기 이방인의 눈으로 볼 때 파격적이던 대응조치와 전혀 다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신종플루를 대하는 태도가 최근에 거의 조롱 수준으로 변했다는 점이다. 얼마전 텔레비전 방송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은 신종플루에 걸린 사람이라는 등 보도가 나가기도 했었다. 또한 신종플루, 신종플루 하며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큰 일 날 것처럼 호들갑을 떤다는 뉴스가 나가면서 어떤 사람은 동상에다가 마스크를 씌워놓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한 편의 사람들은 긴장을 멈추지 않고 있다. 필자가 머무는 크림지역에는 비교적 여유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휴가철처럼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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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롱받는 마스크, 조롱받는 신종플루. 한 텔레비전 뉴스에서 신종플루에 지나치게 부산을 떨고 있다면 세태를 조롱하며 비춰진 화면이다.
ⓒ 김형효 텔레비전 화면 촬영
icon_tag.gif조롱받는 마스크, 조롱받는 신종플루.

우크라이나 남부 흑해에 있는 크림지역은 환자 발생보고가 없다. 필자가 사는 크림반도의 작은 도시 예빠토리야에서는 여름 휴가철이 지난 9월 이후 마치 공황상태처럼 사람들을 보기 힘들었다. 그런데 최근 눈에 띄게 거리와 버스터미널, 역 앞에 사람들이 많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필자는 바닷가를 찾아보았다. 그런데 바닷가에도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수도 키예프에서는 신종플루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려 한다며 시위를 벌이는 텔레비전 뉴스가 나오기도 했다. 이들이 보여주는 태도의 이면에는 사람과 사람간 믿음에 기초한 유행병 퇴치에 결의를 가진 사람들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 와중에도 여전히 대통령 선거에 대비한 각 후보들의 정치활동은 활발히 이루어진다. 그들도 요즘 들어서는 대중들을 대면하면서 마스크를 쓰고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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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원 방문 중인 율랴티모센코 총리 초기 대응에 순발력있는 대응으로 좋은 평판을 이끌어낸 율랴 티모센코 총리가 병원을 방문 중이다.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있다.
ⓒ 티모센코 홈페이지
icon_tag.gif병원 방문 중인 율랴티모센코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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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바스토폴 방문 중인 야누코비치 지지율 1위인 야누코비치가 그의 강력한 지지기반인 크림지역 세바스토폴을 찾아 현지인들과 만나고 있다. 그는 유일하게 NATO 가입을 반대하는 후보로 여전히 지지율 1위를 지켜가고 있다. 후보 중 유일하게 마스크 쓴 모습을 찾지 못했다.
ⓒ 야누코비치 홈페이지
icon_tag.gif세바스토폴 방문 중인 야누코비치

초기에는 그들은 모든 대민접촉에서 마스크를 쓰는 게 미덕처럼 보였다. 또 한 동안 타미플루를 인터넷에서 팔아 웃돈을 챙기려는 사람들이 검거되기도 하였다. 그들은 인터넷이나 한국의 전화사기와 같은 수법으로 사람들을 유인한 후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한달 월급 수준인 300달러를 요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월 중순 우크라이나 남부지역인 헤르손에서 열렸던 고려인 축제인 <까레야다 2009년>에서 알게 된 한국교민 목사님도 한분이 돌아가셨다. 

 

병원 의사들은 신종플루가 아니라 했다는데 가족들은 신종플루이거나 그와 유사한 증세인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목사님 가족들도 키예프에서 약을 구해온다고 구해 와서 개봉을 하는 순간 빈곽이었다는 참으로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였다. 속 시원한 해결책이 없다면 사람들은 좀 더 냉정해져야 할 것 같다. 염려스런 질병을 앞에 두고 나만 살겠다고 아우성치는 사람들도 그렇게 혹여 그 특효약이라는 것을 자신의 편의대로 빼돌리거나 자신의 지인들에게만 우선적인 혜택을 주려하는 것은 아닌지도 염려스럽다.

 

생명은 모두에게 소중하다. 혹시 소중한 생명을 가지고 불확실한 처방과 애매한 처방으로 생명을 조롱하거나 특효약이라는 타미플루를 이용해서 퇴행적인 인격자처럼 활동하는 이들은 없는지 살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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