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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은 실수하라고 있는 거다.

  • 김형효
  • 조회 4311
  • 2009.12.03 16:02

사람은 지나온 흔적을 통해 삶을 배우며 현재를 살고 미래를 산다. 사람들은 한결같이 많은 주장을 담고 자신의 삶을 살아간다. 때로는 격분도 하고 자중도 하며 때로는 낮은 자세로 타인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도 하고 여러 가지 경구나 선인의 말씀을 사표로 삼기도 한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그 모든 것들의 기본은 초등학교 교과서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낮은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말하기를 좋아한다. 그러나 정작 낮은 자세로 임하는 사람을 평하는 태도는 그다지 좋지 않다. 필자가 바라본 한국 사회는 특히 그 병증이 심하다. 무시하고 창피주고 모멸감을 주는 것도 서슴치 않는다. 그러니 한국 사회의 특이한 개그 중의 하나가 외국인들이 지적하는 바보 흉내내기와 모자란 인간형이라는 것이다.

 

아이들의 행동을 두고 어른들이 비난하는 모습 그리고 사회 문제로 인식하는 것 중에 <왕따>라는 것이 있다. 필자는 그런 어른들의 모습을 보면서 실소가 난다. 어처구니가 없어서다. 아이들은 어른의 교과서이지만 어른은 아이의 표본이다. 어른들의 행동은 아이들이 표본을 떠서 각인하듯 따라하는 일이란 것이다. 그러니 어른이 행하지 않은 일을 아이들이 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왕따란 어른들이 저지른 못된 짓인 것이다. 우리 사회에 어른들의 못된 왕따짓은 얼마나 많은가?

 

얼마전 한국 사회가 루저 논란으로 시끄러웠다. 필자는 그 발언도 따지고 보면 기성세대의 책임이 크다는 생각이다. 물론 대학생이라면 철학적 인식을 바탕으로 사회의 일원으로서 자신의 발언과 자신이 선 자리에서 옳고 그름에 사리분별을 해가면서 발언할 수도 있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실수란 할 수 있는 것이다. 젊음이란 실수하기에 적합(?)한 나이이다. 거기 어른스러운 포용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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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 김규동 선생님과 함께 좌로부터 시인 김규동 선생님 가운데 필자, 오른쪽 네팔시인 먼줄-2007년 여름 김규동 선생님 댁에서
ⓒ 김형효
icon_tag.gif김규동 선생님과 함께

필자의 스승이신 시인 김규동 선생님께서는 필자를 격려하시면서 "무한히 저질러라! 뒷감당은 내가 할테니......,"라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젊음이 무기이거늘 요즘 사람들, 요즘 젊은이들은 패기가 없어서 실수를 두려워하고 아무 것도 안하려 한다. 자신들이 원하는 세상을 거칠게 꿈꾸면서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안가면 성도 내고 세상을 뒤집어 보겠다는 생각도 다 젊어서 할 수 있는 것들인데 대체 요즘 젊은이들은 그런게 모자라다."면서 한탄을 하신다. 그리고 다시 다그치며 재촉하듯 말씀으로 필자를 채근하신다.

 

"저질러라! 뒷감당은 어른이 하는 것이다." 비겁한 어른들아! 각성하라. 자신들의 책임을 아이들에게 청소년들에게 떠넘기지 마라. 나는 그렇게 말씀해주신 단 한 사람이라도 만나서 참 행복하다. 사실 홀로 곱씹어 생각하면서 감동의 눈물을 흘린 적도 있다. 홀로 숨어서......, 하지만 내게도 그런 후배들이 있어서 또 내가 그렇게 감당할 수 있어서 저질러라! 뒷감당은 내가 한다. 라고 말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필자는 뒤늦게 "미녀들의 수다"를 보았다. 그것을 보면서 우리 한국사회의 또 다른 문제들을 더 많이 볼 수 있었다. 사랑과 연애를 달리하고 그것이 당연한 논리가 되어 "연애 따로 결혼 따로"의 몹쓸병이 유행하는 것이다. 그것이 공공연하게 회자된다. 그렇다면 결혼 후 너는 어떤 사람과 연애했냐고 논의하는 구조도 생길만 하다. 불행의 단초를 키우는 것일 수도 있다.

 

언제부터 연애 따로 결혼 따로라는 유행이 생긴 것인가? 사람들은 말한다. 서구 사회의 것을 배운 것처럼 그러나 과연 서구사회는 연애 따로 결혼 따로 하는 그런 자유로운 사회인가? 천만의 말씀이다. 그날 미수다의 외국인 출연자들도 대부분 그런 현상에 대해 어처구니없어 하였다. 그렇다면 한국 사회의 표준 모델이 되는 서구는 대체 어느 사회인가?

 

더구나 "조건"이 안맞으면 사랑도 필요가 없고 청순 발랄함과 낭만을 읊어야할 젊음이 그런 가운데 서늘한 추억이 늙어 향기처럼 느끼며 살아야할 인생에서 무엇을 느끼고 살 것인가? 기계적인 인간으로 자본의 노예로 전락한 한국 사회의 톱니바퀴가 되어 그저 볼트가 되고 너트가 되어 살 것인가? 정말 한심하다.

 

필자는 불혹이 넘었다. 주변에서 이성을 만나며 듣는 조건이라는 이야기는 30대 이후에 듣기 시작한 말들이다. 조건이란 말......, 필자의 20대에는 그렇게 흔한 말은 아니었다. 그러니 필자의 20대는 정말 아름다운 시절이었던 듯하다. 정말 지독한 독재의 망령이 횡행하던 전두환 노태우 정권 시절을 아우른 시절이다. 그런데도 사람의 삶의 틀은 인간의 향기를 느끼면 살 수 있었던 시절이다. 그러니 그런 힘으로 버티며 엄혹한 시절을 잘도 살아낸 것인지도 모르겠다. 흔히 말하는 인정은 있었다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끼리 주고받는 것들이......,

 

지금 이 시대는 총체적으로 냉혈한의 시대로 질주하는 시대인 듯하다. 영혼은 털끝만치도 느껴지지 않은 냉혈한의 인간으로 한 인생을 살라고 부모도 가르치고 사회도 가르치고 학교도 가르치고 그러다가 그런 책을 써서 그렇게 읽고 익히면 세상은 무엇이 남는가? 지구가 멸망하기 전 사람이 스스로 멸할 것만 같다. 한국에서 살아가고자 하기에 한국의 현실이 아프고 안타깝다.

 

조건을 노래하는 사람들아~! 왜 그 조건의 대부분은 돈인가? 돈으로 할 수 없는 무한한 것들이 얼마나 많은데 왜 그것을 보지 못하는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왜 위인은 배우기만하고 살인하는가? 그대들의 인식 속에 수많은 아름다운 인간 전형을 생생히 배우고 익히고서 왜 그대의 이성은 그들을 처절하고 혹독하게 살해하는가? 그대들은 더 이상 영혼의 살인, 영혼을 살해하는 행위를 하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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