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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는 인간이 갖추어야 할 예의규범을 함께 가르치는 운동"
어제(6월 30일) 우크라이나 키예프 265번 학교에서는 이방인들의 힘찬 기합소리가 울렸다. 태, 권, 도! 모두가 아는 바처럼 태권도는 대한민국의 국기이고 북한의 국기이기도 하다. 물론 세부적인 기술과 연마 방식이 조금은 다른 것으로 알고 있지만, 누가 뭐라 해도 태권도는 한민족의 민족무예다. 그런 태권도가 우크라이나의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에 의해 연마되고 있다는 것은 민족무예를 세계적인 보편 무예로 이끌어가는 일이라 생각된다.
필자는 행사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예빠토리야에서 부터 19시간 기차를 타고 왔다. 265번 학교의 태권도 역사는 12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현재도 사범으로 활동하고 있는 발레리(47)씨가 시작한 학교에서의 태권도 수련은 벌써 많은 이들을 유단자로 만들었으며 현재도 50여명이 수련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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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1996년 한국의 용인대학교에서 3개월 태권도 연수를 받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처음 그를 만나는 한국인이라면 서툴지만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라는 인사말을 들을 수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태권도를 배우는 모든 사람들이 "하나, 둘, 셋, 차려, 쉬어, 준비" 등의 한국말로 진행되는 태권도 수련의 영향을 받아 기본적인 한국말도 조금은 할 수 있고, 또 배우고 있는 셈이다. 만약 태권도와 한국어교육의 병행프로그램이 만들어질 수 있다면 효과적인 한국어 보급도 가능할 것이란 생각을 해보게 된다.
265번 학교에는 그동안 몇 차례 코이카 태권도 단원들이 와서 태권도 수련을 도왔다. 그 맥을 지난해 4월 중순부터 지금까지 국제협력단 코이카(해외봉사단)에서 2009년 3월 파견된 김정후(24, 5단) 단원이 잇고 있다.
그가 코이카 본부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265번 학교의 태권도 수련생들을 위한 시설물을 갖추어 주었다. 그리고 이를 기념하기 위한 행사가 265번 학교 태권도 수련장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 그동안 연마해온 수련생들의 기예를 보여주는 시범이 펼쳐졌다. 이날 30여명의 수련생들의 힘찬 함성과 진지한 탐구 자세는 훈훈한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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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 코이카를 대표해 참석한 김성인 행정원은 "태권도는 운동만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갖추어야 할 예의규범을 함께 가르치는 운동이다.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심신을 수련하는데 좋은 운동이 될 것이다"는 인사말을 전했다. 김 행정원은 행사 도중 많은 관계자로부터 감사의 인사를 전해 듣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코이카에서 김성인 행정원과 필자, 끄라스노뻬례꼽스키의 장진영 간호단원이 참석해서 행사를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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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번 학교의 김정후 단원의 활동상은 이미 우크라이나 전국방송의 하나인 '채널5'에서 한 차례 소개된 바 있다. 이날 행사에도 코이카의 국제협력활동과 한국의 한 봉사단원의 활약상을 비교적 상세히 주요뉴스로 소개하였다.
코이카 프로젝트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는 많은 우크라이나 사람들에게 대한민국과 태권도를 깊이 인식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그를 반증이라도 하듯 당일 저녁 뉴스마다 주요뉴스로 태권도 시범장면이 방송되었고, 코이카 행정원의 인터뷰가 반복해서 소개되기도 하였다.
"준비! 하나, 둘, 셋" 김정후 단원이 처음 태권도를 배웠을 때에 기합소리를 생각해보게 된다. 그의 처음 기합소리는 자신의 심신을 단련하는데 우선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그는 해외봉사단원으로서 자신의 임무이상의 아름다운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봉사단원의 2년 임기동안 가장 빛나는 순간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20대 초반의 젊은 봉사단원이 낯선 나라에 심는 대한민국의 인상과 국기 태권도의 위상으로 인해 국격이 향상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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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의 국격 논란을 보면서 씁쓸한 인상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오늘 필자는 작은 일에 실천으로 보답하는 김정후 봉사단원의 활약이야말로 진정으로 국격을 높이는 일은 아니었는지, 진정으로 국격을 높이는 일이 무엇인지 보여준 사례는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그럼으로 더욱 더 김정후 사범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