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변의 민족시인들(11) 이상각 시인
한 민족이라며 누구라도 주저없이 통일된 소리로 통일된 말을 하는 것이 있다. 그것이 바로 백두산 천지를 민족의 발상지라고 부른다는 점이다. 이렇듯 우리 모두가 경외스러운 마음으로 우러르는 민족의 성산 백두산에 대해 시인이 감탄하는 것은 그리 특별날 일은 아닌 듯하다.
하나같이 우러르는 민족의 산, 백두산에 올라 그 감회를 우러르는 시인은 온 몸이 말라깽이 형상을 한 단신의 시인이다. 그러나 우직하고 고집스러움은 어쩔 수 없는 시인적 삶을 담보해 주고 있다. 그는 자신 스스로 말라깽이 시인이면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김철 시인이나 이성휘 시인과 함께 말라깽이 삼총사 시인의 한 축에 있으면서 서로 거나하게 차린 술자리에서의 비화를 곧잘 이야기하곤 한다. 우리네 민족이 어디에서든 너나없이 반기며 주고받는 술잔 속에서 서로의 평화를 나누려는 것은 무슨 연유일 것인가?
연변인민출판사 총편집이시며 소설가이자 연변인민대표 대회 상임위원회 위원이기도 한 류연산(43세) 씨는 자신의 저서 <혈연의 강들>에 서장으로 "아! 백두산"이란 제목을 붙여 우리 민족의 천지와의 뗄 수 없는 관계를 또 다시 보여주기도 하였다.
연변에 사는 교포들은 하나같이 천지와 백두산을 일컬어 이는 "인간의 창조력으로는 도저히 미칠 수없는 선경같은 대자연의 걸작"이라고 평한다. 이는 류연산 씨의 글 속에도 나타난 문장이지만, 시조이든, 시에서든, 극작에서든, 백두산과 천지를 떠나서는 우리 민족적 기상을 피워 낼 수 있는 길이 없다 할 정도로 긴밀한 연관 속에 있다.
다름 아닌 우리 민족적 서정과 민족적 웅비의 기상이 우리 문화와 예술혼의 기둥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을 본류로 받아들이게 된다. 필자도 백두산을 다녀오고 쓴 졸시가 있다.
이를 시라고 해야할 지 시작메모라 해야 할지 모르나, 필자의 감회를 정리한 것으로 이해해도 좋으리라.
백두산
한라산도
설악산도 좋았다.
태백산도
무등산도 좋았다.
치악산도
계룡산도
삼악산도 좋았다.
백두 영봉 백두산을 오르기 전
나, 그 감격을 어찌 잊으리요.
백두를 오르기 전,
아무튼 한 번 백두산에 오르면 그만큼 자신도 모르리만큼 넓어지는 그런 느낌을 간직하게 되리란 생각이 든다. 마치 삼라만상을 두루 호령하는 그런 자리에 서 있는 듯한 그런 느낌 속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오늘 그런 산을 시의 전면에 두고 시를 써 나가는 시인 이상각 시인의 바쁜 날들을 대신하며 이 시편들을 소개한다. 많은 작품도 중요하지만 그는 요즘 당시의 풍모를 어느 만큼 받아들이는 것이 우리의 시단을 풍성하게 하리라고 목에 힘을 주어가면서 토로하였다. 연변의 민족문학인들이 함께 모인 자리에서 열변을 토하는 그의 모습이 일년이 지난 아직도 생생하다.
신비로운 산
우러러보면
볼수록 높아가는 산
둘러보면
볼수록 커가는 산
신비로운 성산!
구름을 딛고선
금빛 봉우리들
어깨를 비비며 둘러서서
쪽빛 천지물을
고이 지켜섰다
산도 물도 벼랑도
칠색 무지개발을 날린다
숭엄한 기상을
숨어있는 푸른 정기를
고운 말 골라
그리렸더니
무궁한 아릿다움에
그만 나는 넋을 잃었다
부끄러운 마음
걸음걸음 저며 디디며
망설이는 이 못난이
차라리 목놓아 운다
백두 폭포되어
벼랑을 쾅쾅 들부시며
가슴이 쓰리도록
내 시도 소리쳐 운다
아 백두산! 백두산!
천지
초동의 바스락 소리에
하늘로 날아가버린 선녀들
멱을 감았던 천지도
자꾸만 숨어버린다
하많은 손들이 찾아와
시글벅작 떠드는 바람에
수집고 부꾸러워설가
하얀 옷소매로 얼굴을 덮었다
애타게 기다려도
좀체로 나타나지 않은 님이여
아쉽다
차라리 숨어서
가만히 훔쳐나 봤을걸
이상각
1936년 강원도 양구 출생
1938년 북만주로 이주
1961년 연변대학 졸업
연변작가협회 부주석 역임
연변문학 주필 역임
현재 중국 작가협회 회원
저서로는 <이상각 시선집>, <까마귀>등 16권 출간
시작노트 : 시는 내 몸의 한 부분입니다. 그것은 내 몸과 떨어질 수 없는 내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인생의 꿈과 사랑과 착한 것과 참된 것, 아름다운 모든 것을 지향하는 내 마음이 시를 만듭니다.
한 민족이라며 누구라도 주저없이 통일된 소리로 통일된 말을 하는 것이 있다. 그것이 바로 백두산 천지를 민족의 발상지라고 부른다는 점이다. 이렇듯 우리 모두가 경외스러운 마음으로 우러르는 민족의 성산 백두산에 대해 시인이 감탄하는 것은 그리 특별날 일은 아닌 듯하다.
하나같이 우러르는 민족의 산, 백두산에 올라 그 감회를 우러르는 시인은 온 몸이 말라깽이 형상을 한 단신의 시인이다. 그러나 우직하고 고집스러움은 어쩔 수 없는 시인적 삶을 담보해 주고 있다. 그는 자신 스스로 말라깽이 시인이면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김철 시인이나 이성휘 시인과 함께 말라깽이 삼총사 시인의 한 축에 있으면서 서로 거나하게 차린 술자리에서의 비화를 곧잘 이야기하곤 한다. 우리네 민족이 어디에서든 너나없이 반기며 주고받는 술잔 속에서 서로의 평화를 나누려는 것은 무슨 연유일 것인가?
연변인민출판사 총편집이시며 소설가이자 연변인민대표 대회 상임위원회 위원이기도 한 류연산(43세) 씨는 자신의 저서 <혈연의 강들>에 서장으로 "아! 백두산"이란 제목을 붙여 우리 민족의 천지와의 뗄 수 없는 관계를 또 다시 보여주기도 하였다.
연변에 사는 교포들은 하나같이 천지와 백두산을 일컬어 이는 "인간의 창조력으로는 도저히 미칠 수없는 선경같은 대자연의 걸작"이라고 평한다. 이는 류연산 씨의 글 속에도 나타난 문장이지만, 시조이든, 시에서든, 극작에서든, 백두산과 천지를 떠나서는 우리 민족적 기상을 피워 낼 수 있는 길이 없다 할 정도로 긴밀한 연관 속에 있다.
다름 아닌 우리 민족적 서정과 민족적 웅비의 기상이 우리 문화와 예술혼의 기둥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을 본류로 받아들이게 된다. 필자도 백두산을 다녀오고 쓴 졸시가 있다.
이를 시라고 해야할 지 시작메모라 해야 할지 모르나, 필자의 감회를 정리한 것으로 이해해도 좋으리라.
백두산
한라산도
설악산도 좋았다.
태백산도
무등산도 좋았다.
치악산도
계룡산도
삼악산도 좋았다.
백두 영봉 백두산을 오르기 전
나, 그 감격을 어찌 잊으리요.
백두를 오르기 전,
아무튼 한 번 백두산에 오르면 그만큼 자신도 모르리만큼 넓어지는 그런 느낌을 간직하게 되리란 생각이 든다. 마치 삼라만상을 두루 호령하는 그런 자리에 서 있는 듯한 그런 느낌 속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오늘 그런 산을 시의 전면에 두고 시를 써 나가는 시인 이상각 시인의 바쁜 날들을 대신하며 이 시편들을 소개한다. 많은 작품도 중요하지만 그는 요즘 당시의 풍모를 어느 만큼 받아들이는 것이 우리의 시단을 풍성하게 하리라고 목에 힘을 주어가면서 토로하였다. 연변의 민족문학인들이 함께 모인 자리에서 열변을 토하는 그의 모습이 일년이 지난 아직도 생생하다.
신비로운 산
우러러보면
볼수록 높아가는 산
둘러보면
볼수록 커가는 산
신비로운 성산!
구름을 딛고선
금빛 봉우리들
어깨를 비비며 둘러서서
쪽빛 천지물을
고이 지켜섰다
산도 물도 벼랑도
칠색 무지개발을 날린다
숭엄한 기상을
숨어있는 푸른 정기를
고운 말 골라
그리렸더니
무궁한 아릿다움에
그만 나는 넋을 잃었다
부끄러운 마음
걸음걸음 저며 디디며
망설이는 이 못난이
차라리 목놓아 운다
백두 폭포되어
벼랑을 쾅쾅 들부시며
가슴이 쓰리도록
내 시도 소리쳐 운다
아 백두산! 백두산!
천지
초동의 바스락 소리에
하늘로 날아가버린 선녀들
멱을 감았던 천지도
자꾸만 숨어버린다
하많은 손들이 찾아와
시글벅작 떠드는 바람에
수집고 부꾸러워설가
하얀 옷소매로 얼굴을 덮었다
애타게 기다려도
좀체로 나타나지 않은 님이여
아쉽다
차라리 숨어서
가만히 훔쳐나 봤을걸
이상각
1936년 강원도 양구 출생
1938년 북만주로 이주
1961년 연변대학 졸업
연변작가협회 부주석 역임
연변문학 주필 역임
현재 중국 작가협회 회원
저서로는 <이상각 시선집>, <까마귀>등 16권 출간
시작노트 : 시는 내 몸의 한 부분입니다. 그것은 내 몸과 떨어질 수 없는 내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인생의 꿈과 사랑과 착한 것과 참된 것, 아름다운 모든 것을 지향하는 내 마음이 시를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