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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엉이 바위의 전설

  • 김형효
  • 조회 4420
  • 2009.06.01 06:56
*농투성이가 되기 위해 맹훈련중이던 어느 날......,

- 살아오는 민주주의와 평화로운 세상을 위한 꿈


한 사람이 있었네.
전설을 믿는 사람들에게
그는 2009년 5월 23일
봉하 부엉새가 되어 날았다하네.
그 후로 많은 사람들은
삶과 죽음은
자연의 한 조각이라는
말을 중얼거렸다네.
사람으로 살다가
사람으로 살던 일들을
낯선 말 한 마디
운명이라 하고
가볍게 날개를 달고 날았다네.
사람의 길을 분명하게
똑 바르게 걸었던
그를 아는 사람들이 슬펐다네.
누구는 철근 콘크리트를 나르는 사람이오.
누구는 국밥을 짓는 사람이오.
누구는 빵을 굽는 사람이오.
누구는 깊은 저녁을 몸서리치다
아침에 잠들었다 깨어
다시 잠들어야 하는 실업자였다네.
그런 사람들이 지하철을 타고 가다 울었다네.
그런 사람들이 철근을 나르다 울었다네.
빵을 굽다가 울었다네.
깊은 저녁을 몸서리치다
이날따라 아침 일찍 잠에서 깨었다가
내내 펑펑 울었다네.
낯선 나라에서 낯선 길을 걷던
그 나라 사람들도 그냥 울었다네.
하는 수없이 절망이라 말하면서
사람들은 그가
부엉이 바윗돌에 몸을 던졌다고 했다네.
그러나, 그 후로 사람들은
그를 살렸다네.
사람의 몸으로 산산조각이 나고
사람의 몸으로 화장터에서
1000℃ 고열에 온몸을 불태웠어도
사람들은 그를 살렸다네.
더 없이 이상한 것은
아무도 그런 사실에 대해
의심하는 사람이 없었다네.
사람들은 그때의 사람들은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면서도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지 않았다네.
그렇게 밥을 먹고 하루 해가 가고
이틀이 지나 삼일, 사일 그렇게 칠일이 지났어도
사람들은 그를 살렸다네.
그는 왜 죽지 않았나?
아침에도 저녁에도
텔레비전에서도 신문에서도 라디오에서도
더구나 인터넷에서는 누구도 의심 없이
똑똑히 살렸다네.
그의 이름은 봉화산 부엉새!
사람으로 살았을 때
그의 이름은 노무현!
사람이 집을 짓고 허물듯이
그가 사람으로 살았을 때
그는 정말로 가난하고 힘겹게 살았었네.
그러나 그는 탐욕스런 자들이
탐욕에 가득찬 눈으로
사방을 응시하며
사람으로 사는 사람들의 것들을
때리고 빼앗는 것을 보았다네.
그는 분노했네.
그는 어린 날
어머니의 독경 소리처럼
사람의 삶이 평화롭기를 원했다네.
사람이 살 때 평화롭기 바랐다네.
탐욕스런 자들이
죽을 때까지 무덤으로 가지고 갈
땅과 금은보화를 보기도 하고
형제의 주머니를 노리는 모습을 보고
어떤 자들은 형제의 등에
칼날을 들이댈 준비하는 것을
그는 일찍이 알았다네.
어떤 자는 쥐새끼처럼
사람들이 땀과 눈물로
형제와 나눌 곡식을 훔쳤다네.
거짓과 속임수로
그리고 폭력으로
그렇게 심장을 후비듯
어린 아이의 눈물도
여인의 애원도
어린 꽃바람도
그 간악한 자들의 마음을
감동시키지 못했다네.
그가 새의 날개를 달고 떠난 날
분단된 나라 북쪽에 형제들이
철없는 소동을 벌였다네.
그런데 그 소동만이 아니었네.
그날에 사람들은
사람이 새가 되고
꽃이 되고
벌이 되고
자연이 되고
그리고 자연으로 가고
그러고 나면 함께 울었다네.
철없는 북쪽 형제들을 핑계 삼아
나라를 사랑하네.
조국이 위태롭네 하며
눈물도 제약했다네.
사람으로 살다
부엉새가 되어 날아간
봉화산 부엉새 노무현!
그를 위해 울던 사람들을 괴롭혔네.
그를 따라 꽃이 된 사람들,
그를 따라 새가 된 사람들,
그들은 사람으로 꽃이 되고 새가 된
봉화산 부엉새 노무현을 따랐다네.
그런데 그런 꼴 못 보는
사나운 이리 새끼 한 마리가
북악산의 기슭에 웅크리고 있었다네.
사람들은 속았다네.
그의 잔꾀에 그리고 후회했다네.
그 세월은 짧았지만,
사람이 살던 시절에는
사람들을 보살피던 경찰이 있었다네.
잔꾀에 속은 후,
그 경찰들은 사나운 이리 새끼에게
충성을 다해 백성의 피를
기름처럼 짜며 괴롭혔다네.
그들은 표독하게 채찍을 들었다네.
가난한 사람들을 때렸다네.
힘없는 사람들을 때렸다네.
그들만 골라서 때렸다네.
사람들은 아프다고 몸서리쳤네.
그때마다 이리떼는 엄살이라 했네.
사람들은 눈물을 흘렸다네.
큰 소리로 통곡했다네.
그들은 방송도 신문도 철저하게
덩치 큰 사나운 승냥이만 골라 포섭했다네.
그 중에는 조선, 중앙, 동아일보라는 신문도 있었다네.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속이고 
그들이 북악산에 이리 새끼를 키웠다네.
가난한 자들이 한탄조로 이야기했다네.
우리에게는 죽어서나 천국이 있을까?
그러나 저승에 낙원은 원치 않네.
그들은 말했다네.
봉화산 부엉새가 되어
날아간 사람 그를 그리워하며,
지금 한 순간 나의 형제, 나의 부모
나의 벗과 나의 동지들과 울고 싶노라고,
단지 단 한번만이라도 울고 싶노라고,
그러나 그조차 허용되지 않았다네.
사람들은 체념했다네.
사람들은 체념 후에 말했다네.
우리는 슬프지 않네.
우리는 서럽다네.
우리에게는 불평도 없네.
불평하면 그것도 매를 맞는다네.
우리는 길을 가다 넘어져도 안 된다네.
북악산 이리 새끼가 시킨 대로
똑바로 가라면 똑바로 가야하네.
북악산 이리 새끼 아침나절 울어대면
듣고 싶지 않다 말도 못한다네.
우리네 한 걸음, 우리네 한 소리,
길가에 포졸들이 앞뒤로 둘러서서
사람들이여 시키는 대로만 해라!
그들이 선전하고 길을 막고
나중에는 바람의 길도 막을 런지.

어느 날에 몇몇이 늦게까지 취하여
덕수궁 돌담길을 걸었다네.
그 담장 밑에 가면
봉화산 부엉새 되어 날개 단 사람
노무현을 만날 수 있었다네.
사람들은 그곳에서 함께 울었다네.
그렇게 하염없이 우는 울음조차 눈치를 보았다네.
경찰의 방패와 곤봉의 눈치를 보며 울었다네.
하지만 그곳에 가면
가난한 사람도 힘없는 사람도
아이들 떠드는 소리 들을 수 있었다네.
새처럼 맑은 소리로 재잘거리는 아이들의
봄꽃처럼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볼 수 있었다네.
늙은 할머니, 늙은 할아버지도 생기가 돋았다네.
그곳에 가면 노래가 있었다네.
백설이 내린 눈밭에서도
푸르른 소나무가 있었다네.
그런 노래가 있었다네.
낙원보다 좋아라.
사람들은 말했다네.
그렇게 모여 모여서 울었다네.
밤이 새고 날이 밝아 올 때까지
날이 밝은 아침에도 주위는 고요하고
마음은 방안처럼 고요로웠다네.
그곳은 잠자리보다 평온했다네.
사람들이 그렇게 느꼈다네.
그랬다네.
술 취한 사람도
슬픔에 겨운 사연 있는 사람도
가까운 북악산에 이리 새끼 울음소리 들려와도
그 이리 새끼 속임수에 종이 된
경찰들의 방패도 곤봉도
사람들의 잔털 하나 움직이지 못했다네.
그곳에서는 그랬다네.
사람들이 그곳에 왔다 간 후
집에서 꿈을 꾸었다네.
봉화산 부엉새가 날아가며
이리가 병들어 우는 꿈이었다네.
그를 따르던 종놈들이 골병드는 꿈이었다네.
그 황홀한 꿈을 보기 위해서
사람들은 말없이 모였다네.
사람들은 꿈을 꾸었을 뿐,
서로 몰랐다가 그러던 어느 날
사람들은 그 꿈을 나누었네.
꿈에 대하여 서로 말하였네.
이리 새끼가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이리 새끼를 키우던 조선, 중앙, 동아일보라는
신문에 속았던 사람들이 알기 시작했다네.
사람들은 이상했네.
담배를 피우지 않던 사람도 담배를 피웠고
술 못 마시는 사람도 취하도록 마셨다네.
그런데 이상했다네.
담배를 피워도 멀쩡하게
술을 마셔도 멀쩡하게
하루가 가고 또 가도
사람들은 분명하게 알았다네.
전보다도 더 선명하게 알았다네.
거짓과 위선에 대해
전보다도 더 분명하게
속임수와 착취에 대해
그렇게 서로가 하나였다네.
사람 하나 봉화산 부엉새 되어
날개를 달고 날아간 후,
삼천리금수강산 아리랑 고개를 넘었던 사람들이
동서남북 할 것 없이 하나의 아리랑을 불렀다네.
통일 아리랑, 동서통합의 아리랑, 연대의 아리랑,
정의와 진실의 아리랑, 희망과 민주의 아리랑,
남녀노소가 소통하는 아리랑, 평화와 상생의 아리랑,
그렇게 사람들이 새가 되고 꽃이 되고
벌이 되고 나비가 되고 자연이 되어버렸다네.
그 날, 그 날에는 그랬다네.
그 날 후에는 이리떼만 빼놓고는
인색한 구두쇠도 두 말 없이 도왔다네.
아픈 사람을 보면 어깨를 걸었다네.
마치 부엉이 한 마리가 골짜기며 연못을 날듯이
마치 부엉새 한 마리가 초원을 날듯이
모두가 그의 뒤를 따랐다네.
봉하 마을 뒷산 봉화산에서
날개 단 부엉새가 된 노무현!
그의 말을 들었다네.
그를 보았다네.
그가 대지와 작별하고
훨훨 날아간 하늘을 사람들이 보았다네.
세상이여! 안녕! 고향 땅이여! 안녕!
나 이제 비탄과 눈물의 땅을 떠나 
통한의 눈물도 함께 모아 구름 속에 숨기리.
잘있거라! 나의 남은 탄식아!
안개 자욱한 밤에
나 다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날아오리.
구슬프고 조용한 내 소리 그때나 들으려무나.
아! 사랑하는 그리운 사람들아!
사람들아! 나와 함께 그렇게
덕수궁 돌담길에서 도란거리자꾸나.
사람들아! 나와 함께 그렇게
봉하 마을 회관에서 만나 이야기 나누자꾸나.
나 다시 깊은 밤 영롱한 이슬처럼
그대들의 땅 위에 내리리.
아침 해처럼 솟아올라
그대들 곤히 잠든 잠을 깨우리라.
저 사나운 이리 새끼를 치러 일어설 때까지
우리 함께 이야기하자.
슬퍼마라! 잘있거라! 고향이여.
아이들아! 어서 어서 자라거라.
나는 죽지 않고
민주와 평화의 곁에 살아있나니.
나는 부엉새 되어
민주와 평화의 날개가 되었나니.
우리가 함께 일어나
민주주의의 꽃을 피우고
평화의 깃발을 높이 들 때
아침 해와 함께 날이 밝아오면
벌써 나를 볼 수 있으리,
벌써 나를 만날 수 있으리.
동쪽 하늘이 불타고
꾀꼬리 깊은 숲에서 햇살을 맞이하듯
푸른 초원을 날던 부엉새가 아직 새벽 잠 자는데
고요한 바람 불어와 골짝 사이 연못 위에
버들가지 초록빛으로 물들었네.
그때 동산의 과실나무 무성하고 무성할 때
아침에 일어나 땅 일구는
농투성이와 함께 속삭이는 벌판에 나도 있다네.
그 대지 위에 내 조국 조선팔도가
아침 이슬에 몸을 씻는구나.
아름답게 빛나는 아침 햇살을 받아 안고
붉고 푸르게 새 단장하는구나.
찬란한 땅이여.
한도 끝도 없이 맑은 눈빛으로
살아오는 민주와 평화여라.

부엉새 한 마리 날아가며 이른다.
무엇이 그리도 괴로우냐?
왜 슬피 우느냐?
무엇을 애석해 하느냐?
사람들아! 그 고통은 스스로 끊어야 하오.
신음소리만 내지 마오.
보시오.
나 새가 되어 날아간 그 뒷자리를
내가 이리떼들을 피해
푸른 하늘 구름 높이 오른 자리
권력의 가혹한 징벌이 보이시오.
태양이 비치는 지상에서
이리 새끼는 먹기 위해 빼앗는 것이 아니라,
이리 새끼는 사치를 위해
거지의 누더기도 빼앗고
사람의 생가죽까지 벗기려 한다는 것을,
그대들의 형제를 전쟁터로 몰기 위해
그대들의 희망이며 기둥인
사랑하는 아들을 군대로 끌고 가는 것을,
어찌 그뿐인가.
저기 달동네 어귀에 굶주린 아기 죽어 가도
아픈 몸으로 그 어미 일터로
끌려가듯 자신의 몸을 끌고 가는데
아! 아무도 보아주는 이 없는
천박한 사람 세상을,
저기를 봐라.
오! 눈이 있으면 보라.
비실비실 고픈 배를 움켜쥐고
길 따라가는 사람들을,
사람이 몸을 팔듯,
노동을 값싸게 팔아대는 것을,
저들은 수 천 명을 살리고 남을 돈으로
하룻밤 술잔에 날려버려도 그만,
사기를 쳐도 그만,
거짓을 해도 그만,
폭력을 해도 그만,
우리의 눈물과 고통은
우리만이 보상할 수 있다는 사실을,
사람의 피가 물같이 흘러
산과 들을 적시는 아침에
우리는 가엾은 근심 걱정으로 허송세월을 할텐가?
일어나라! 나의 넋이여.
우리의 피를 저 흡혈귀들에게 바치려는가?
저들은 언제까지 우리의 피를 빨 것인가?
날아가라. 새여!
날아가라. 나의 노래여!
나의 고통이여!
진실한 벗들의
슬픔과 원한을 한데 모아
하늘로 구름처럼 흩어놓아라.
우리의 분노를 감추고
부엉새 날개짓 따라
다시 돌아올 평화와 민주주의를 위해
나는 또 다시 땅 위를 난다.
또 다시 대지와 작별을 고한다.
다시 만날 그날의 환희를 위해
다시 만날 그날의 슬픈 눈물을 위해
다시 만날 그날의 회한이 서린 눈물을 위해
다시 만날 그날 감격의 눈물을 위해
나는 그렇게 가도 가지 못하고
자유로운 날개 하나 달았다네.
그렇게 그대들과 함께 있는 거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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