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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밤의 고독

  • 김형효
  • 조회 4138
  • 2007.11.04 06:14
세월이 흐른다.
그 길을 따라 사람도 흘러간다.
마치 강물의 흐름을 바라보듯이
그 흐름에 눈길을 맡길 때도 있다.
내 눈동자가 반짝이며
내가 살아가는 세월의 한켠을 주시한다.
내 눈동자가 반짝이며
내 삶의 전부를 관조한다.
그러다가 우두커니처럼 굳어진다.
절망처럼 석고보드처럼 창백한 겨울빛이다.
다시 봄눈이 녹아흐르듯 생기가 도는 것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저기 저
여기 그리고
그렇게 우두커니 중얼거리다
사람을 만나 나를 확인하고는
아무렇지 않았던 것처럼
다시 길 떠난다.
낯선 타인이 되어가는 자신을 본다.
그렇게 삶은 자신에게 맡겨진 육신을 다독이는 일이다.
어쩌면 우린 그렇게 살아가고 있구나!
날마다 날마다
그렇게 겪는 일상의 우여곡절이 날 일으키고 날 넘어뜨린다.
안녕한 세월의 고독을 알아채고 마는 날
오늘이 그런 겨울 밤의 고독을 느끼게 하는 날이다.
사람들의 안녕을 빌며 낯선 나를 다독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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