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은 촛불의 바다! 아! 대한민국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현재
오늘의 시
오늘의 시 < 현재 < HOME

젖은 촛불의 바다! 아! 대한민국

  • 김형효
  • 조회 4167
  • 2008.07.13 19:40
사람들은 염원하듯 촛불을 들고 있었다.
상생의 염원이오.
평화의 염원이오.
너와 나의 그림자를 똑똑하게 밝히는 염원이오.

어둠이 깔리고 비가 내리는 서울
촛불든 사람들 가슴에 활활 타오르는
상생의 염원, 평화의 염원이 바다에 뜬 부표처럼
흔들 흔들 흔들대다가 너울처럼 출렁 출렁였다.

흔들리다 너울이 되면
상생의 염원, 평화의 염원이
이화를 열기 위해서 소멸의 기운을 몰고 온다.
*시바의 영혼처럼 파괴를 넘어 상생의 꿈이 온다.

거친 빗줄기에 어둠 깊은 밤
처마 없는 시청 광장을 바라보다
사람들이 촛물처럼 뚜욱 뚝 속울음을 울며 눈물을 떨구고 있다.
사람들 가슴에서 샘물같은 것들도 불쑥 솟아 오르고 있다.
그렇게 날이 밝았다.

가슴에 응어리를 풀지 못한 사람들은
촛불로 응어리를 녹이고
다시 상생과 평화의 염원을 안고
집으로 가다가 돌아오고
돌아오다 다시 집으로 가고
가는 것인지 오는 것인지
알 길 모를 길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일을 찾아 늦은 공장 노동을 정리하고
마음에 촛불을 든 채
뒤늦게 찾은 촛불의 바다는
밤 새 구슬프게  내린 비 때문에
촛농처럼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나도 따라 촛농처럼 부표처럼 둥둥 떠다니다
새벽 빗길을 조심조심 걸음 걷듯
집으로 돌아왔다.

아! 대한민국이 울고 있다.
촛불을 든 채 울고 있는 조국을 아는 이는 몇이란 말인가?
촛불이 젖어 퉁퉁 부어오른 것처럼
둥둥 떠오르고 있다.

시청광장은  공중부양의 꿈을 꾸나보다.
이 장로님의 은혜를 입었다.
전경들에 갇힌 채
전경 버스에 갇힌 채
공중부양한 장로의 꿈은 그렇게 실현되었다.

하느님! 만세......,
오! 하느님!
대한민국의 사랑을 든 촛불든 사람들 만세!
하느님은 장로님보다
사랑을 든 촛불든 사람을 더 사랑하신다.
아멘!
내게 사람은 하느님이다.
아멘!
사람이 하늘이라고 누가 말했나!
우리들의 人 乃 天


*시바 : 힌두 신화 속 파괴의 신이다. 대체로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가기도 하고 열병을 가져오기도 하는 무서운 신으로 알려져 있다.
          춤과 음악을 즐기며 고행자에게는 은혜를 베풀며 생식(生殖)을 지배하는 신으로 보기도 한다.
  • Information
  • 사이트명 : 시사랑
  • 사이트 주소 : www.sisarang.com
  • 관리자이메일 : tiger3029@hanmail.net
  • 운영자명 : 김형효
  • Quick menu
  • Statistics
  • 오늘 : 246
  • 어제 : 1,123
  • 최대 : 18,497
  • 전체 : 1,409,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