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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으로 떠나간 사람들 그리고 남은 우리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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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3553
  • 2016.06.27 22:40

지진으로 떠나간 사람들 그리고 남은 우리들에게

 

김형효

 

얼마 전인 것 같은 데

몇 발자국 지나지도 않은 것 같은데

너와 내가 걷던 그 길 위에

땅이 갈라지고

집이 무너지고

그렇게 아픈 사람들이 길 위에 나앉아

오늘은 밤 하늘을 온몸으로 바라보아야 한다네.

 

히말라야의 성채에도 금이 가서

사가르마타(에베레스트)에 만년설이 녹아 내리고 있다 하네.

너나 나나 어차피 한번 뿐인 생을 살고가는 땅에서

누구는 신음신음 하고 가고

누구는 나 모르는 곳에 머물다 가고

그렇게 히말도 참지 못해 눈물이 되어 흘러 내리고 있다 하네.

 

자비로운 신이시어.

네여!

빨뽀선 하소서!

성자 네여!

보살피소서!

그 땅을 부디 놓지 마시고 보살피소서!

 

나는 멀고 먼 곳에서

부디! 안녕하기를

부디! 안녕하기를

그냥 그렇게 누구라도

나의 기원이 가닿기를

기도하고 기도하면서 무기력하지만

안녕한 오늘밤을 지새우자고 소망하오.

 

*네라는 성자가 빨뽀선(보살핀다)한다, 에서 유래하여 나라의 국호가 되었다. 네팔인들은 Nepal이라고 쓰고 네빨이라고 발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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