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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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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3365
  • 2016.10.11 09:14

희망이

김형효

무너지고 무너져도 라고 
그래도 라고 말하고 산다.
한 걸음 걸을 여지도 없는 듯
걸어갈 자리도 보이지 않아 
그 먼 자리에 갇힌 듯 소리치는 희망이
한 사람 두 사람 여러 사람 어깨 걸었다.
나도 그 먼 자리로 가야겠다 가고 싶다 
거기 사람으로 살자는 사람들이 산다.
희망이 되어 살고 희망이 되기 위해 살고
그냥 사람이 살고 서로 희망인 채 멀뚱
세월호 광장도 물대포에 쓰러진 농투성이도
내게 걸음 걸어 오고 있다.
뚜벅뚜벅 걷는 걸음을 따라 걷지 못하는 나는
오늘도 우두커니가 되어 어처구니 없는 마음으로
가을비 따라 소리없이 무너져내리고 있다.
무너져도 무너지고 남는 것 없어도
저 먼 자리 한 마음으로 
사람살리자 아우성인 사람들 보러 가고 싶다.
마음은 한 자리에서 한 우물처럼 솟구치건마는
몸이 묶인 듯 오가지 못하니 어쩌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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