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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끌고 힘들다.

  • 김형효
  • 조회 4000
  • 2008.07.15 00:13
하루 하루 너무 편했구나.
깨닫는 것은 깨닫지 못한 원인으로 부터 온다.
며칠간의 노동으로 몸이 녹초다.
울고 싶다.
그러나, 그토록 편했구나.
나의 몸은 그토록 편했구나.
각성하게 된다.

공장 노동자가 되어
해가 뜨고 저무는 섭리대로 산다.
모자란 노랫꾼이라서
아름다운 노래 하나
저자에서 불려지지 못하는 시인으로 사는 나는
이제 해 뜨고 지는 세월과 동무가 되었다.
잃었던 것도 잊어버린 것도 없다.

노동의 기억!
그 고단함 때문에
그리움이 절절해지고
사랑이 성숙하고
그 고단함 때문에 우주가 돌아간다.
고단함은 얼마나 평온한가?
그 고단함이 주는 상생과 평화를 찾아
더 없이 고단하여라!
나여!
모자란 노동보다 고단한 평화가 낫다.
그래 하루 하루가 너무 편했구나.

나여!
해 뜨고 지는 것을 기억하며
책보를 싸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자.
그렇게 수줍고 그렇게 어설프게
그렇게 모자라게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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