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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 김형효
  • 조회 3901
  • 2008.12.15 21:01
어린 날의 꿈이 어른거리는 잿등을 걸었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새벽 걸음으로 들을 걸었고
아이들은 아이들은 학교에 갔다.

겨울날에는 꿈을 꾸게 된다.
어린 날의 눈이 내리면 잿등을 넘으며
아이들은 아이들은 강아지 꽁무니를 쫓았다.

그렇게 풍경도 싸래기 눈처럼
우리들의 검은 머리카락을 물들이 듯이
그렇게 풍경도 무르익는다.

학교 종이 땡땡땡 바람을 타고 울려오는 겨울날
깨복쟁이 친구들이 어엿한 또래동이 아버지가 되었고
어엿한 어머니가 되었다.

어른거리는 꿈만으로 살기에는 버거운 인생이라고
각자가 제각기 고통을 겪어오는 사람들
하나 둘 해지는 노을을 따라가버린 날이다.

그 눈 내린 동산에 진달래꽃이 피고
그 동산에 초록이 물드는 날에도
우리들을 길러왔던 사람들이 묻히는 날에
아이들은 아이들은 하나 둘 고향을 떠났다.

그것이 사는 것이라면
그것이 사는 것이라면
사는 것 참 쉽다.
하지만 그렇기야 하겠는가? 
그것이 사는 것이기야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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